브런치북 삶의 소감 09화

만족의 끝

진짜 행복할 수 있을까?

by 제이디

한 번 상상을 해봤다.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 싶은 와중에 돈이 원하는 만큼 생겼다.

집을 사고, 그 집을 꾸미고, 남은 돈으로 원하는 것을 사고,

원치 않는 일도 하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을 일도 없고,

입을 것, 먹을 것 모든 게 부족하지 않은 삶을 누리게 되었다.


나는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정말 결핍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는걸까?


말만 들었을 때는 부족함이 없다고 하니 마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조금 더 자세히 생각해보면 마냥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종종 일하다 지칠 때, 일을 그만하고 싶다고 느낄 때, '돈이 많아서 멋있게 사직서 딱 쓰고 쿨하게 나오고 싶다...!'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아마 이건 나 말고도 모두가 한 번 쯤은 생각해본 짜릿한 상상일거라 확신한다. 일을 하고 있는 중에는 그 삶을 너무나 가지고 싶어서 이런 거 저런 거 재고 따지고 할 것 없이 무조건적으로 살아보고 싶은 삶이라고 생각하지만, 과거의 나를 생각해보면 내가 과연 원하는 삶을 가지고 나면 더 욕심 안부리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꽤 오래 전 일이지만 당시 내 상황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세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가 불쌍하다고 생각이 될 만큼 열악했고, 우울했다. 그래서 내게 원룸 하나만 주어져도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딘가 돈 벌 수 있는 일자리 하나만 주어져도 살아봄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빠른 기간안에 원하는 바가 이루어졌고, 당시의 나는 참 행복했다. 나의 영원을 함께할 사람과 같은 지붕아래 같은 수저로 밥을 먹고, 한 이불 덮고 일어나 일하러 나가고, 돈을 벌고, 번 돈으로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웃을 수 있다는 게 참 행복했었다. 그런 시간이 지나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나보다 행복을 모르는 것 같다. 이제와서 이런 나를 보니, 참 복에 겨웠다. 그리고 참 미안해진다.

과거의 삶에서 더 나아진 삶을 살고 있는 게 확실한데 예전보다 행복을 모르는 것 같다. 하물며 부족함 없는 삶이 주어진다고 해도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바라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냥 지금의 나는 궁금하고 의심되고 확신이 없고.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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