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나 성당에 다녀볼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성경은 읽어봐야겠다 싶을 때가 있곤 했다.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작품을 만날 때나 무교로 알려진 많은 작가나 유명인들이 성경을 인용하고 꿰차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그랬다. 결국 책을 잘 읽고 싶어서라는 어리숙한 이유였다.
그러나 덜컥 시작하기에는 너무나 막연하고 방대한 게 성경이다. 나의 이런 어리숙한 이유보다 훨씬 숭고한 이유로 작가는 이 책을 써냈다. 서양의 종교가 동양의 종교에 토착되기 어려울 테니 우리에게 이해하기 좀 수월하도록 써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익숙하지 않은 용어를 자제하고 복음서마다의 차이를 말하며 사실과 진실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며 독자들을 도와준다. 스스로가 신학자가 아닌 소설가임을 분명히 밝히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나름 노력했고 취지만은 알아달라는 솔직한 심경 또한 밝힌다.
겸손함은 미덕이다. 실력을 갖춘 겸손은 더욱 빛난다. 이 책이나 작가의 다른 작품이 나 같은 무교인뿐만 아니라 종교인들에게도 많이 읽히고 칭찬받는 거 보면 분명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