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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감무 Jan 17. 2023

욕조가 놓인 방 - 이승우

상대의 일부만 보고는 멋대로 나머지 모습은 이럴 것이라며 오해하는 실수에서 시작되는 사랑이 있다. 아니 사랑이 그렇게 시작된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사랑은 오해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나는 온전한 나로서 상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가. 내가 순수한 나이려면 여러 현실의 제약들이 있다. 외부적 제약도 있지만 스스로 걸어놓는 제약들도 있다. 현대인에게 일상이란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현실의 공간이다. 오해에서 비롯되는 사랑은 환상의 공간이다. 현실에서 환상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속이는 연기가 없이는 넘어가기 힘들다. 있어도 유지하기 여간 벅찬 게 아니다.

순수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불가능하다. 온전하게 환상의 영역으로 들어가기에는 현대인에게는 불가능하다. 사랑은 불가능함을 포함한다. 상대에 대한 오해에서 시작되는 사랑은 현실과 무력감을 느꼈을 때, 오해를 바로잡게 됐을 때 사그라든다. 그렇게 세상은 다시 넓어진다.

이 정도가 대략적인 이번 책에서 대한 내 이해다. 얇은 책을 읽을 때는 되려 주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소설 이방인은 얇은 편이지만 작품 해설이 책의 절반 가까이 된다. 읽기 전에는 왜 그런지 몰랐다. 함축적인 이야기에 담긴 메시지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소설은 짧을수록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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