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문학동네』에서 연재하던 때부터 꼬박꼬박 읽던 글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연재 당시에 반복해서 읽으며 이 글들이 꼭 좀 묶여서 책으로 나왔으면 했다. 존경하는 작가의 글이라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타인의 문학 감상을 읽는 기분이 드는 게 주요한 이유였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할 때면 가장 먼저 묻는 게 “어떠셨어요?”다. 나뿐만 아니고 누구나 그런 것 같다. 타인의 감상이 궁금한 이유는 왤까. 나의 경우에는 어떤 동지애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것은 나를 만나는 경험이다. 그 만남은 “낯 익은 나”가 아닌 “낯선 나”를 만나는 경험이다. 그것은 “나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것을 살아가는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외로운 길을 걷는 여정 속에서 나와 비슷한 길을-같을 수는 없는-길을 걷는 여행자를 만나는 순간은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그래서 독서 이력이 겹치는 이를 만나면 그의 감상을 묻지 않을 수없다.
이 책은 그가 만나온 “낯선 나”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비슷한 길을 걷다 마주친 여행가, 평생을 소설로써 복무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여행가와 마주치는 경험이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