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후감

메이플 입, 『흔적』

by 김감감무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지만 나는 제자리로 오지 못했어

되돌아 나오는 길을 모르니

- 임재범, <비상> 中

싱클레어의 시기 즉, 청소년 시기에는 누구를 만나느냐가 세상을 형성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싱클레어는 프란츠 크로머로 인해 지옥을 살았고 데미안 덕분에 그 지옥을 빠져나온다. 여기서 싱클레어는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딱히 없다. 그저 운이 좋지 않았고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런 걸 왜 믿고 빠지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부터 되려 그녀를 매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투쟁해야 하는 것은 그녀의 세상이었던 것이었다. <나는 신이다>부터 <나는 생존자다>까지 우리는 메이플의 투쟁을 지켜봐왔다. 마침내 행복한 결말에 도달한 그녀는 훌훌 털어내고 다 잊고 살 수 있는데도 책을 냈다. 다큐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까지 전부 담아낸 책을. 어린 시절의 방황과 JMS에 빠지게 된 과정과 탈출, 투쟁을 모두 담아낸 책이다. 그녀는 이제 싱클레어를 넘어서 누군가의 데미안이 되어간다. 자신과 같은 방황과 위기의 상처를 겪은 이들을 감싸안고 손을 내밀며 너 자신을 살아야 한다고 바른길로 이끌어주는 길잡이와도 같은 태도다. 알을 깨고 나와 더 넓은 세상을 살게 된 그녀가 훨훨 날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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