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by 타인K

사계절의 의미가 희미해져 가는 오늘날에

오늘 같이 가을 같은 날씨가 흔하지 않다.

쾌청한 하늘과 외투를 입지 않기엔 약간 찬바람이 불고,

사람들의 패션은 여름인지 겨울인지 모를 중간이 없는 옷들이 넘치는 날. 난 이런 날이 좋다. 저번주부터 드라이해둔 트렌치 코트를 꺼낸다. 머리도 단정히 꾸며보고 출근에 자주 하지 않는 신발매치, 마지막으로 가을 겨울에 뿌리는 향수를 뿌리면 가을을 즐길 준비가 다되었다.


나의 걸음에 도움을 주는 지팡이도 가을에 더 빛을 본다.

원목나무지팡이라 갈색이 가을옷에 잘 어울린다.


내가 가을 보내는 방식은 평소에는 굳이?라는 행동을 한다.

굳이 도착지보다 지하철 한 정거장 미리 내려서 거리를 걸으며 사람 구경과 주변 도심가를 구경한다. 간간히 길거리사진도 찍으며 걷는다.


굳이 약속시간보다 30분 빨리 와 자주 가던 가게도 괜히 주변을 둘러본다 중간 사잇길로도 가보고, 근처에는 뭐가 있는지 검색도 해본다.


굳이 이어폰은 빼고 주변 소리를 듣는다. 노래도 안 듣고 휴대폰도 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감각으로 거리를 느낀다.


이런 행동들이 사계절이 없어지는 요즘에 나 몸에 가을을 새기는 것 같다.


그렇게 좋아하는 공간에 와서 노래를 들으며 하루를 정리하며 올해의 가을은 어땠는지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게 보낸 것 같다.


당신의 가을은 어떤가 가을을 보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오늘 일 수 있지만, 최소한의 오늘을 남기고 싶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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