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3장 4절
고린도전서 13장 4절.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사랑이 꼭 가까이서 해주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시간이 필요하다면, 흐르는 시간 안에 기다리며 불안을 참고, 거리가 필요하다면 만지고 싶고, 보고픈 마음을 참고 기다리고, 과거로 묻어야 한다면 불쑥 불쑥 올라오는 얼굴을 묵묵히 흘려보내며 괴로워도
인내하는게 고차원적인 사랑은 아닐까.
온유함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선한 것이며, 전쟁은 하나님께 속했기에 불안하고 떨려도 투기를 누르는 것이다. 선할 수 있을 때에, 싸우려 들지 않고 어떤 이를 향해서든 가장 선한 선택을 하게 될 때에,우리는 베드로가 벤 귀를 붙여주시던 예수님의 선명한 온유함을 느낀다.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불안은 자랑이라는 리본으로 불긋불긋한 덩어리를 포장한다. 낮은 자존감이
나를 높게 조각하는 과정에서, 남을 흠집내며, 깎아내리며, 자랑이라는 부담스러운 허구는 풍선껌처럼 허공에 뻐끔뻐끔 소리를 내다 뽀글뽀글 거품으로 변해 땅으로 꺼진다.
그 모든 게 두려운 것이다. 그럼 우린 주위를 의식한다. 눈을 높이 올려뜨고 교만해진다. 교만해진 사람 주위엔 땅에 꺼진 거품 소리만 일 뿐, 사람이 남지 않는다. 그럼 남겨진 사람은 홀로, 버려진 듯 남아 기다란 리본을 펄럭인다.
그 모든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오래참는 것이다. 피하기 위해 온유해지는 것이다. 사랑은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어서 단단하고 촘촘해질 때에 모든 불안을덮으며 평안해진다. 잠잠해진다. 사랑은 따뜻하고, 따뜻해서 어미닭 품 속 새끼 병아리처럼 눈을 감고 마치 죽은듯, 한없는 잠을 청할 수 있는 것이다. 평안하고 편안하여 한 치의 불안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