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한 자락 끝에 그리움으로 남아서...
그리운 이름만 남아
산다는 건
그리운 이름 하나씩 늘려가는 것이다.
인연의 끝에 가까스로 매달린 사람들이
기억 속에서 점멸(點滅)을 거듭한다.
떠나올 때 마음 가득 실었던
잊지 않겠노라는 다짐
살아가는 시간 속에 흩어지고
살피지 못하고 외면했던 이기 앞에
부끄러움만 덩그러니 남았다
단지 사는 것이 힘들었다 말할 수 있는가.
추억마저 힘들어진 이 순간에.
돌아갈 수 없으니 달라질 것 없고
돌이킬 수 없으니 이름만 안고 가는 것이다.
힘들고 긴 통로를 지나는 친구에게
그 맘 헤아릴 길 없지만 그래도...
그립다 한마디 전해봐도 되려나
힘내라는 말, 보태어도 되려나
망설이는 순간에도 시간은 지나고
우물거렸던 말들만 빈 하늘에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