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시리즈
급하게 그녀가 와주었다
나는 악몽으로 인해 손이 덜덜 떨리면서 바에 앉아있었다.
'무슨 일이야!'
'지은아..'
나는 입을 열었다
오래전 일이었다. 정말 오래전이야기.
나는 오랜친구가 있었다. 여느 사내놈들하고 달리 우리는 밤에 전화하면서 수다떠는 것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날, 밤늦게까지 통화하다가, 그걸 본 친구의 어머니가 화를 내셨다.
'지금 시간이 몇시인데 통화질이야!'
그리고 그 다음날
친구의 어머니가 쓰러지셨다.
사실 그다음날 쓰러지신건지 아니면 그자리에 쓰러지신 건지는 잘모른다.
확실한 것은.. 난 그런 사정을 몰랐다는 것..
그렇게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 친구어머니의 장을 함께 치루고..발인까지. 모든것을 함께했다.
그리고 그 이후 그 친구를 만날 수 없었다.
내 연락을 받지도 않았고, 소식도 들을 수 없었으며, 몇날 몇일을 그친구 집에 가보기도 했다.
아무것도 까맣게 모른채.
그리고 5년이 지난 지난 주 .
그 친구는 술에 취한채 내게 전화했다.
그리고 모든것을 이야기해주었다.
수많은 욕설과 고함 속. 나는 휴대폰을 들고 떨었다.
수많은 족쇄와 가시들, 말뚝들이 내 몸을 들 쑤셨다.
나에게 과거의 망령이 목을 물었다.
나는 지은이에게 이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는 나를 꼭 안아주었다.
'너 잘못이 아니야, 그렇다고 그친구 잘못도 아니야'
눈물이 콱 흘렀다.
최근 몇년간 울어본적이 없었는데. 모든 것이 왈콱 쏟아지기 시작했다.
뜨거운 눈물과, 내 사람들을 사랑하자고 다짐했던 모든것이 무너지면서 흐르는 눈물
.
'미친. 나는 시발 너무 이기적인 새끼였어, 아무것도 모르고 그 녀석을 원망했어. 몇년동안 연락이 끊겨서 친구도 아니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런데..'
그때 지은이 차갑게 이야기했다.
"나는 지금 내 자신도 너무 소중해서 여기까지 밖에 너를 못 위로 해줘."
무슨소리지. 왜 갑자기 저런이야기를 하는거지.
"너 잘못이 아니야. 그리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이렇게 힘들어하는거 난 더이상 못보겠어."
....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렇게 자신을 깎아내린다면, 나도 소중한 사람을 잃는 기분이야. 그러니까. 그만울어이제. 날 위해서."
맞는 말이었다.
정말 맞는 말이었다.
"상처가 있으면 거기에 파묻히지말고 딛고 일어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림그린다고 했지?"
...
"아직 너가 해야할 게 많아. 현재에 충실해.그리고 때가 되면 그친구를 찾아가서 너가 전해주고자하는 마음을 보여줘."
맞는 말이었다.
그녀가 노래를 틀어 이어폰을 꽂아주었다.
가장 슬픈 하루가 가장 빛날 수 있는 하루가 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