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il May 23. 2020

서울의 한옥 마을: 서촌 편

NEWS

골목길에서 걸음을 멈추게 만든 그곳의 공간들


서울에서 한옥을 볼 수 있는 동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서촌'과 '북촌'이다. 두 곳 모두 종로구에 위치하고, 궁궐을 품고 있으며(서촌은 경복궁, 북촌은 창덕궁), 풍부한 역사적·문화적 자산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서촌과 북촌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각자만의 풍경과 장소로 현현히 빛나고 있었다. <서울 소울>과 함께 걸어 보는 서울의 한옥 마을, 첫 번째 편 서촌.


1. 서촌 카페_스태픽스(Staffpicks)


카페 스태픽스는 필자가 어린 시절 즐겨 찾던 '사직 어린이 도서관' 근처에 위치해, 가는 길이 유달리 반가웠다. 정겨운 사직단 담장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니 금세 붉은 벽돌 건물이 나타났다. 건물 앞의 너른 마당 너머로는 도심의 경관이 펼쳐져 있었다. '전망 좋은 마당'을 뛰어다니는 건 다름 아닌 반려 동물들. 애견 동반이 가능한 카페답게, 강아지 손님이 유독 많다.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커다란 나무와 풀밭이 만들어 내는 편안한 경치를 즐기며,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기 좋았다.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9길 22

영업시간 화~일 10:00-21:00

메뉴 아메리카노 5,500원 라떼 6,000원 와인 9,000원 파운드 케이크 6,500원



2. 서촌 편집샵_오에프알 서울(Ofr.seoul)


오에프알 서울(Ofr.seoul)은 지난 2월, 성수동에서 서촌으로 이전을 마쳤다. 파리 마레 지구의 유명한 서점인 오에프알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서울에 상륙했을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이곳을 찾았다. 파리의 오에프알이 아트와 디자인 서적이 가득한 서점의 모습에 중점을 뒀다면, 서울의 오에프알은 빈티지 패브릭, 천가방, 액세서리와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에 가까웠다. 개개의 상품보다도 전체적인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오래된 가정집의 인테리어를 고스란히 유지하며, 방마다 다른 상품들을 멋스럽게 진열했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당신의 마음을 채워줄, 명확한 취향이 있는 공간.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2길 11-14 1층

영업시간 화~토 11:00-20:00, 일 11:00-19:00

참고 mirabelle.shop



3. 서촌 영화_더 테이블(The table) 그리고 소공녀(Microhabitat)


서촌을 배경으로 한 두 편의 잔잔한 영화가 있다. 영화 <더 테이블>에는 서촌의 한적한 골목길의 카페가, <소공녀>에는 위스키 바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더 테이블>의 가장 큰 특징은 카페 테이블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대화로 이뤄진 영화라는 점이다. '오전 열한 시, 오후 두 시 반, 오후 다섯 시, 오후 아홉 시'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테이블에 앉은 등장인물이 변화한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마시는 음료도 각양각색이다. 관객은 4개의 에피소드 속 인물의 관계나 스토리라인을 오롯이 두 사람의 대사와 표정을 통해 파악한다. 충분히 있을법한 상황 설정 속에서 '영화 같은 인생'이 언제나 우리 곁에 맴돌고 있음을 직시하게 된다.


장르 드라마

감독 김종관

배우 정유미, 한예리, 임수정, 연우진 등

개봉일 2017년 08월 24일

상영시간 70분


줄거리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에서

하루 동안 머물다 간

네 개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


첫 번째 에피소드는 예전 남자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어느 여배우의 이야기, 두 번째 에피소드는 하룻밤의 사랑 이후 여행을 떠난 남자와 여자의 만남, 세 번째 에피소드는 사기 결혼을 위해 가짜 친정엄마 역할을 해줄 사람을 만나는 내용, 네 번째 에피소드는 결혼을 앞둔 여자가 예전 남자 친구에게 결혼 전까지 자기와 만나자고 제안하는 이야기이다. 네 가지 에피소드 모두 온전히 두 인물의 대사와 표정에 의지해서 진행되기에 관객은 주어진 정보만으로 여러 상황을 상상하게 된다. 정유미, 정은채, 한예리, 임수정 등 네 여배우의 각자 다른 매력이 돋보인다.


(출처: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6296)


명대사 “왜 마음 가는 길이랑 사람 가는 길이 달라지는 건지 모르겠어.”




<소공녀>는 주인공 미소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집 없이 떠도는 미소는 그저 위스키와 담배, 남자 친구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상황만 두고 보면 '대체 어떻게 저렇게 살아갈까'싶지만, 미소는 결코 무너져 내리지 않는다. 단단한 태도로 삶을 명랑하게 이끌어 낸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지켜나가면서 스스로의 '격'을 지킨다. 그녀를 보면서, 품격은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확신했다.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기 쉬운 요즘, 세상이 마치 '요지경'처럼 느껴지는 요즘, 미소는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을까. 그녀의 안부가 궁금하다.


장르 멜로드라마

감독 전고운

배우 이솜, 안재홍 등

개봉일 2018년 3월 22일

상영시간 106분


줄거리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 친구만 있다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 새해가 되자 집세도 오르고 담배와 위스키 가격마저 올랐지만 일당은 여전히 그대로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싸지는 세상에서 포기한 건 단 하나, 바로 ‘집’.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도시 하루살이가 시작된다!
  

[ Prologue ]

“솔직히 요즘 집세도 오르고 담뱃값도 오르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잠시 집을 나왔지.
… 이게 그렇게 이상한 이야기인가?”

- 영화 <소공녀> 中 -


(출처: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9630)


명대사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4. 서촌 바_내자동 코블러(Cobbler), 텐더바(Tender) 그리고 소울빌(Soulville)


식당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와 '통인시장' 근처가 서촌의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내자동을 발견하는 순간, 말 그대로 '유레카'를 외쳤다. 내자동의 깊고 으슥한 골목에는 하나의 바촌(BAR 村)이 형성되어 있었기에. 코블러는 영화 <소공녀>에서 주인공 미소의 아지트로 등장한 위스키 바이다.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위스키 한 잔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소고기 2점을 내어준다는 점. 텐더바는 도쿄 긴자의 유명 위스키 바의 서울 버전이다. 이곳의 바텐더들은 50년 경력의 바텐더 장인, 우에다 씨에게 하드 셰이킹 기술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코블러와 마찬가지로 한옥을 개조해 우아하고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소울빌은 소위 '리스너'들이 탐닉하기 좋은 바이다. 음악을 신청할 수 있고, 고품질의 오디오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특장점. 하이파이 오디오의 공명이 곧 이곳의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코블러(Cobbler)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12길 16

참고 @cobbler_naejadong


텐더바(Tender)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12길 17

참고 #tenderbarseoul 검색


소울빌(Soulville)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12길 19-11

참고 @soulville_bar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시대의 휴가법, 보안여관(Boan194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