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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l May 23. 2020

서울의 한옥 마을: 북촌 편

NEWS

골목길에서 걸음을 멈추게 만든, 그곳의 공간들


서촌과 북촌의 한옥 마을을 돌아보며, 자연스레 실핏줄 같은 골목길을 수없이 지났다. 그리고 한옥을 곁에 두고 쉬어갈 수 있는 몇몇의 공간들에서 멈춰 섰다. <서울 소울>과 함께 걸어 보는 서울의 한옥 마을, 두 번째 편 북촌.


1. 북촌 카페_갤러리 더 스퀘어(Gallery the Square)


'오마카세'는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을 온전히 맡겨 요리사는 가장 신선한 식재료로 제철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북촌에서도 가장 유명한 계동길에 위치한 카페, 갤러리 더 스퀘어는 독특하게도 '티 오마카세'를 제공한다. 티 소믈리에가 코스로 구성된 메뉴마다 각기 다른 종류의 티를 내어주는 식이다. 구체적인 메뉴는 다음과 같다. 1. 무알콜 티 샴페인과 가고시마 유기농 말차 페어링 + 냉토마토 샐러드 + 네 가지 치즈 토스트, 2. 따듯한 백차와 스테이크, 3. 홍차와 디저트, 4. 보테니컬 티. 보통 우리의 식사법에는 '차 마시는 시간'이 없었던 터라, 티 오마카세의 경험 자체만으로도 색다로웠다. 그것도 각 메뉴와 어울리는 다양한 형태의 차라니. 입 안으로 스며드는 차향을 천천히 음미하며, 식사를 할 때 정면으로는 한옥 지붕이 보인다. 북촌에서만 누릴 수 있는 풍경과 분위기를 한 끼의 식사에 녹여낸 갤러리 더 스퀘어. 특별한 날을 이곳에서 장식해보시기를.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128 201호

영업시간 월~금 12:00-20:00, 토~일 14:00-20:00

메뉴 백차 베이스 말차 13,000원 바닐라 홍차 7,000원 티 오마카세 36,000원




2. 북촌 편집샵_페얼스(Pairs)


북촌에서도 꼭 걸어야 하는 길을 하나만 꼽으라면, 주저 없이 창덕궁 돌담길을 선택할 것이다. 정확한 주소로는 창덕궁길 혹은 원서동. 언제 가도 한적한 이 길에는 문을 덜컥 열고 들어가고 싶은 자그마한 가게가 몇 군데 있다. 그중 하나가 편집샵 페얼스. 주로 의류와 디자인 소품을 취급하는 이곳은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양손 가득 쥐고 나올지도 모를 만큼, 매혹적인 공간이다. 두 눈을 사로잡는 선명한 컬러감의 옷가지들과 멋스러운 아이템들이 가득가득하다. 페얼스만의 색깔이 담긴 자체 제작 굿즈들과 해외에서 공수한 빈티지 상품들, 빈티지 리바이스, LP, 카세트 등의 음반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81

영업시간 월~토 12:00-19:00, 일 12:00-17:00

참고 pairs-shop.com



3. 북촌 영화_북촌 방향(The Day He Arrives)


홍상수의 영화는 호불호가 갈린다. 필자의 취향은 그의 영역 밖을 맴돌지만, 북촌이 고스란히 담긴 '북촌방향'만큼은 꾹 참고 보았다.

 


홍상수의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독법'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는 '팬심' 부족해, 그저 흐르는 영상에 집중했다. <북촌방향>  주인공의 직업은 공교롭게도 영화감독이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 홍상수를 지워내기 힘들었다. 자전적인 요소가 들어간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며 그쪽에 주의를 두었다. 역시나 그의 영화답게 , 여자, 담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대사는 더없이 일상적이고, 소박하며, 때론 무모하다. 찌질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주인공 성준의 모습을 보며, 날것 그대로의 인간미가 오롯하게 느껴졌다. 홍상수식 화법에 홀리고 싶다면,  번쯤.    


장르 드라마

감독 홍상수

배우 유준상, 김상준, 송선미 등

개봉일 2011년 9월 8일

상영시간 79분


줄거리

성준이 머물렀던, 간단히 헤아릴 수 없는 서울의 날들.


한 때, 영화감독이었던 성준(유준상)은 서울에 올라와 북촌에 사는 친한 선배 영호(김상중)를 만나려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성준은 전에 알던 여배우를 우연히 만나 얘기를 나누고 헤어진다. 인사동까지 내려와 혼자 막걸리를 마시는데 앞 좌석에 앉은 영화과 학생들이 합석을 하자고 하고, 술이 많이 취한 성준은 옛 여자(김보경)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다음날인지 아니면 어떤 날인지 분명치 않지만, 성준은 여전히 북촌을 배회하고 있고, 또 우연히 전에 알던 여배우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헤어진다. 친한 선배를 만난 성준은 선배의 후배인 여교수(송선미)와 셋이서 [소설]이란 술집을 가게 되는데, 술집 주인(김보경)은 성준의 옛 여자와 너무나 많이 닮았다.


그리고 다음날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날인지 분명치 않고, 성준은 선배와 [정독 도서관]을 찾아가 이야길 나누고 전직 배우(김의성)를 만나 술을 마신다. 그들에게 다시 같은 여교수가 합류하고 네 사람은 [소설]이란 술집을 가게 된다. 성준은 술김에 그 술집의 여주인과 키스를 나누게 된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날인지 분명치 않을 날의 아침이 시작된다.


(출처: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63661)


명대사

"이유가 없죠, 그러니까 이렇게 이유 없이 일어난 일들이 모여서

우리의 삶을 이루는 건데, 그중에 우리가 일부러 몇 개를 취사선택해서

그걸 이유라고 생각의 라인을 만드는 거잖아요."



4. 북촌 식당_한뫼촌, 대장장이 화덕피자 그리고 다운타우너


북촌에는 한옥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한식부터 이탈리안, 패스트푸드까지. 경계 없는 미식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먼저 채식 위주의 한식당 한뫼촌은 '한국 신무용의 개척자'로 불리는 무용가 최승희가 자란 집이다. 한옥을 개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집에 놀러 온 기분이 들었다. 아주 정갈하고 건강한 식사를 내어주기에, 말 그대로 '속 편한 식사'가 가능하다. 대장장이 화덕피자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통 이탈리안 식당이다. 국내에 화덕피자를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한 이곳은 많은 이들에게 맛으로 정평이 난 곳이다. 다운타우너는 한남동에서 시작해 안국역 근처에 2호점을 냈다. 수제버거 중에서도 훌륭한 퀄리티로 입소문이 나서, 식사 시간에 찾아가면 웨이팅이 필수다.


한뫼촌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 24-4

메뉴 채소반 18,000원 큰상 30,000원 효자상 48,000원 달름상 70,000원


대장장이 화덕피자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 42-4

메뉴 마르게리따 19,000원 루꼴라 피자 22,000원 풀치넬라 비앙카 24,000원


다운타우너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 6-4 1층

메뉴 아보카도 버거 9,300원 치즈 버거 6,800원 갈릭버터 프라이즈 6,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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