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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l Jul 24. 2017

양양에서 서핑하기

취미 인생



서핑의 성지로 자리매김한 양양에서 서핑을 배우고 돌아왔다. 이 경험을 취미 인생의 범주 안에 집어넣은 까닭은 앞으로의 취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버킷리스트 수첩에 '서핑 배우기'를 적어두고 막연하게 그 언젠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간간이 이 꿈에 대해 말하기도 했었다. 제주도(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서핑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알고 있었기에)에서 입문을 하고, 최종 목표로는 발리나 하와이로 떠나고 싶다고. 이런 나의 원대한 꿈을 헤아려 준 세희는 어느 날 제안을 했다. 양양으로 떠나자고! 곧바로 양양에는 무엇이 있나 찾아보았다. 그런데 웬걸. 양양 바다는 그 어느 바다보다 핫했다. 제주도에 소위 '요즘 감성'에 걸맞은 식당, 카페가 곳곳에 생겨난 것처럼 양양에도 힙한 서핑 샵과 식당, 카페가 많았다. 우리는 도착한 날에는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고, 다음 날 오전에 서핑을 하기로 했다. 나는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라도 하고 가기 위해 유튜브에서 서핑 영상을 찾아보고, 수많은 블로그의 서핑 강습 후기를 쭉 읽어보았다. 눈으로 보기엔 쉽고 간단해 보였지만 실전은 전혀 다른 '도전의 세계'였다.


우리가 선택한 서핑 샵은 양양 인구중앙길에 위치한 '망고서프'라는 곳이었다. 강습을 신청하면 서프보드와 수트가 함께 제공되고, 2시간 동안 교육을 받게 된다. 30분 정도는 이론 수업을, 나머지 1시간 30분 동안은 바다에서의 실전 수업이다. 수업이 끝난 후, 프리 서핑도 가능하다. 망고서프는 같은 건물에 게스트하우스가 있어 숙박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주위의 다른 서프 샵들 또한 숙박 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었다. 우리는 사장님이 직접 알려주시는 서핑 이론 교육을 받고, 강사님과 함께 양양 죽도해변으로 이동했다. 죽도해변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해서 입문자들이 서핑을 시작하기 좋은 곳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강원도는 양양, 충청도는 만리포, 경상도는 송정, 제주도는 중문이 우리나라의 좋은 서핑 스팟이라고!


무거운 서프보드를 어깨에 끼고 바다를 향해 가는 동안 벌써 체력의 절반 이상을 쓴 듯했지만 새롭고 낯선 경험으로부터 오는 짜릿함에 한껏 들떠 있었다. 천막 아래에서 'take-off'(파도 라이딩)를 위한 Paddling(양쪽 팔로 물을 저어 보드를 전진시키는 동작), Paddling후에 일어서는 과정을 함께 연습한 후 본격적으로 바다로 들어갔다. 태양빛이 작열하다 못해 펄펄 끓던 무더위 속에서 시원한 바다로 들어가는 순간 느껴진 해방감은 가히 최고였다. 이제 파도를 탈 수 있는 포인트까지 열심히 패들링을 해서 들어간 후, 강사님이 신호를 줌과 동시에 보드를 밀어주시면 몸을 일으켜 파도를 타면 됐다. 처음엔 당연스럽게도 실패했지만 이내 수차례 시도 끝에도 나는 제대로 일어서지 못했다. 우선 겁을 먹어서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을뿐더러 체력이 쉽게 바닥나서 나중에는 몸을 일으킬 힘도 없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한 번이라도 일어났으면 했는데 끝내 실패해 아쉬운 마음뿐이었다. 서핑이라는 것도 운동의 한 종목처럼 기초체력과 운동신경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휴가 동안 고작 하루, 2시간 동안 배웠던 서핑이지만 정복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충분한 취미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번에는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고, 체력을 키워서 가야겠다. 양양은 서핑을 배우기에 손색없는 곳이었다.



망고서프
망고주스
햇살 좋다
서퍼911
해외로 서핑갈 때마다 모으신다는 모래들
타이완 모래
서퍼911의 서프 보드
파머스키친
파머스키친의 수제버거
속초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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