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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건우 Jun 18. 2018

우리 집 재테크를 부탁해

우리 집 재테크를 부탁해                

저자 이지영

출판 한국경제신문

발매 2018.03.29.

  
최고의 자산, 부동산에 숨겨진 이야기
  
 부동산 불패 신화는 과연 깨지지 않을 것인가? 부모 세대에서 부동산만큼 확실한 자산 증식 수단은 없었다. 수치상으로도 그 사실은 분명하게 증명된다. 1963년에서 2007년까지 소비자물가가 43배 오르는 동안 서울 땅값은 1,176배 상승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축적 방법은 부동산이 45.8%, 개인사업이 28.4%였다. 열심히 일해서 자수성가하기보다는 그저 땅을 가지고 있는 게 부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았던 것이다. 적어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열심히 돈을 모아 집을 사고 그 집을 키워나가는 것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가장 쉬우면서도 성과가 뛰어난 재테크 전략이었다. 
 특히 2000년대 초반은 저금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시기였다. 은행의 가계대출이 활성화되면서, 부모 세대가 금융 시스템의 역할 없이 자산만으로 집을 구매해온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집값의 50%만 있어도 집을 살 수 있는 데다, 아파트 가격 폭등이 일어나면서 부동산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자는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반대로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불안함을 가진 비관론자들도 분명 존재했다. 그러다 2008년 금융위기에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주택 담보대출로 고통받는 하우스푸어가 이슈화되자 무리한 내 집 마련의 후유증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아졌다. 많은 빚을 지고 집을 산 사람들은 집이 있지만 가난한 역설적 상황에 직면한다. 특히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집의 수요도 줄어 집값도 하락하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한때 부동산 비관론이 대세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다시 반전되었다. 금리가 계속 떨어져 초저금리라 불리는 상황이 시작되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동산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2016년은 담보대출 금리가 2%대까지 떨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현저하게 줄었고, 시중에 넘쳐나는 자금은 경제 불황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같은 부동산에 몰려들면서 부동산 가격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2017년 현재, 시간이 걸리기는 해도 결국 집값은 오른다는 낙관론자들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부동산 불패 신화를 맹신하는 건 무리한 투자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특히 주식 투자와 달리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왜곡된 통념에 휩쓸리지 말고 부동산에 대해 올바로 이해한 뒤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자산이 부동산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의 근거는, 부동산이 다른 어떤 투자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다는 통념이다. 과연 그럴까? 투자 자산은 매우 다양하다. 부동산, 주식, 금, 현금(예금), 요즘은 가상화폐까지 등장했다. 물론 어떤 주식이고 어떤 부동산이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강남 아파트, 주식 시장 평균이라 할 수 있는 KOSPI 200지수, 한국 주식 시장의 최고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 그리고 금으로 최근 10년의 수익률을 비교해보자.

  
 모든 자산 중 강남 아파트의 수익률이 가장 낮다. 심지어 예금보다 낮은 수준이다. 의외의 결과다. 그런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코 수익률이 아니다. 우리는 높은 수익률에 현혹되기 쉽고 수익률이 높으면 돈을 버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수익률이 아니라 투자 원금이다. 밑줄 그어가며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투자 수익률은 의미가 없다. 투자 원금이 돈을 불리는 핵심이다.
 투자 원금이 100만 원이면 수익률이 100%일 때 100만 원을 번다. 반면 원금 1억 원은 5%의 수익률만 올려도 500만 원이다. 전자는 수익률 100%, 후자는 5%에 불과하지만 결과는 후자가 전자의 5배다. 원금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원금이 적으면 아무리 수익률이 높아도 돈을 불리지 못한다. 시간이 경과하면 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복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원금이 크면 수익이 크고 이 수익이 또다시 투자되어 원금이 커진다. 원금의 크기가 최종 수익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탁구공과 농구공을 모래사장에 같이 굴렸다고 하자. 탁구공과 농구공에 붙어 있을 모래의 수 차이를 상상해보라).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달리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 자산가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하는 금액기 크기 때문에 버는 돈다 많다. 아리러니하게도,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이 사실을 간과하고 우리는 수익률에 집착한다.
삼성전자 주식이 가장 수익률이 높다. 그러나 원금이 큰 것은 강남 아파트다. 부동산 투자가 유리한 이유는 일단 투자의 단위가 크다는 것, 즉 원금이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격 변동성도 적다. 주식 투자에서 20∼30% 하락은 흔한 일이다. 심지어 반 토막이 나거나 회사가 없어지기도 하지만 부동산은 그렇지 않다. 강남 아파트는 2008년 금융위기에도 -1.95%만 하락했으며 가장 많이 하락한 해도 -5.15%였다. 반면 KOSPI200은 2008년 -40% 가까이 하락했다.
 평수에 따라 다르지만 강남 아파트는 적어도 10억 원은 호가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10억 원의 원금으로 투자를 하는 셈이다. 반면 아무리 삼성전자라 해도 한꺼번에 10억 원을 투자할 자산가는 많지 않다(그럴 자산가라면 강남에 30억 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30억 원에 대한 투자 이익도 가질 수 있다). 아무리 금융 자산에 많이 투자하고 싶어도 일단 살 집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주거용 부동산에 투입할 자산을 뺀 나머지로 투자하기 때문에 금융자산에 투자할 자금이 강남 아파트 가격을 넘어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수익률만 보면 강남 아파트가 약 1%, KOSPI200이 3%, 삼성전자는 무려 16%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2008년 10억 원짜리 강남 아파트는 10년 후 약 11억 원이 되어 1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같은 기간 1,000만 원을 삼성전자에 투자했다면 4,400만 원이 되어 수익은 3,400만 원이다. KOSPI200은 1,350만 원으로 수익은 350만 원이 된다. 투자 원금 대비 수익률은 주식이 월등하나 돈은 강남 아파트가 더 많이 벌었다. 우리가 원하는 건 효율적으로 돈을 불리는 게 아니라 그냥 돈을 더 많이 불리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돈을 가장 많이 벌어준 자산은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필수재다. 집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가격 변동성도 적다. 하락폭이 적으니 손실도 적고 주식 투자보다 심리적으로 편안하다. 주식은 2,000개가 넘는 종목 가운데 골라야 하지만 부동산은 일단 내가 살 집부터 고르는 것이니 주식보다 훨씬 쉽다. 부동산이 투자 자산으로 각광받았던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돈을 많이 불리려면 원금이 커야 한다. 원금이 크지 않다면 투자에 지나치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너무 적다. 그 정도 투자 성과로 인생이 달라지지 않는다.
장기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점 역시 부동산의 또 다른 장점이다. 부동산 시세가 10년 주기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보니 사실 10년만 보고 수익률을 따지기에는 기간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자산별 투자 기간을 2001년에서 2017년으로 늘려 따져보면 어떨까? 10년 동안 투자했을 때 강남 아파트는 시중 예금 금리보다 낮았지만 기간이 늘어나자 연 환산 수익률이 1%에서 6.5%로 크게 올랐다. 만약 2001년에 5억 원짜리 아파트였다면 2017년에는 15억 원으로 3배나 오른 것이다. 부동산 장기 투자가 더 많은 돈을 벌어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대출받아 부동산 투자하기, 그 결과는?
 부동산 투자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주 중요한 장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부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예시한 모든 자산은 100% 자기자본으로 투자한다는 걸 전제로 한다. 반면 부동산은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해준다. 그것도 장기간으로 자산 가격의 최대 50%까지 해준다. 다른 자산에 비해 매우 파격적인 조건이다.
2001년에 자기자본 2억 5,000만 원, 은행 담보대출 2억 5,000만 원으로 5억 원하는 강남 아파트를 샀다고 할 때 실제 투자 수익률을 살펴보자. 물론 부채에 대한 이자까지 고려해야 한다. 부채 이자를 예금 이자보다 2% 높다고 산정하고 원금 상환 없이 매년 이자만 지불한다고 가정하면 투자 결과는 다음과 같다.

  


 5억 원짜리 아파트를 100% 자기자본으로 샀다면 원금 대비 3배가 오를 수 있었다. 반면 50%만 자기자본으로 샀다면 이자와 대출 원금을 제외해도 원금 대비 4배가 오르게 된다. 연 수익률을 따져보면 대출을 끼는 경우 8.65%로, 그렇지 않은 경우의 6.56%보다 연 2%가 더 높다. 연 2%가 17년 동안 쌓인다고 생각하면 그 차이가 매우 크다. 금융과 결합하여 부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동산 투자의 성과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채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결코 만능은 아니다. 투자 결과가 마이너스이거나,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더라도 미미하다면 지불한 이자 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원금을 손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약 10억 원짜리 강남 아파트는 약 11억 원이 되었고 원금 대비 평가율은 110%였다. 만약 2008년 10억 원짜리 강남 아파트를 50% 자기자본으로 사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투자했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강남 아파트의 연 환산 수익률은 1%로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자 비용은 연 1% 이상이다. 결국 이자를 내고 난 자기자본 대비 평가율은 74%로, 원금 손실 상황이다. 2008년보다 아파트 가격은 분명 올랐지만, 만약 2017년 12월 말에 아파트를 처분했다면, 대출 금액을 갚고 그동안 지불한 이자를 감안하면 3억 7,000만 원 정도만 손에 쥐는 상황이 온다. 여기에 각종 세금이나 수수료를 더하면 이보다 손해는 더 커진다.
 부채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지만 치명적인 위험도 함께 가진 양날의 검이다. 자산이 미래에 이자 금리 이상 오른다는 확신만 있다면야 빚을 지고 투자하는 것이 자산을 불리는 올바른 선택이다. 특히 부동산은 원금이 크기 때문에 부채를 활용하지 않고는 매매하기 어렵다. 그러나 가격 변동성이 낮고 항상 오른다는 생각으로 부채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확인한 것처럼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부동산도 다른 투자 자산처럼 예외 없이 등락을 가진 자산이다. 시기를 잘못 만나 하락기에 빚을 지고 투자하면 부동산 역시 원금을 손해 볼 수 있다. 원금이 큰 부동산 자산은 이익도 크지만 손실 또한 더 크게 감당해야 한다. 부동산 불패 신화를 맹신할 게 아니라 이 사실 또한 명심해야 한다.
  
강남 아파트는 무조건 오를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곳이기 때문일까? 부동산 불패 신화의 선봉에 서서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어가는 대장주가 바로 강남 아파트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부동산 시장을 달아오르게 한 시작도 강남 아파트였다. 강남 아파트는 2017년 신규 분양가가 평당 4,243만 원임에도 ‘착한 분양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가장 비싼 부동산임에 틀림없다. 한국 사람이라면 강남 아파트야말로 최고의 자산이자 가장 돈을 잘 불릴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에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강남 아파트 가격은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을까? 1985년 1억 원짜리 강남 아파트를 구매했다면 2017년 12월에는 약 6억 500만 원으로 6배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은 고려하지 않고 수익률로 따져보면 연 5.8% 정도다.
 6배라면 크게 오른 것이라 여기기 쉽지만, 한편으론 강남 아파트가 그것밖에 안 올랐나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혹시 통계 수치가 잘못된 건 아닐까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거래액의 절대 액수가 아니라 변동률을 측정하는 것이므로 수치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다. 강남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은 2000년 이후부터다. 그 이전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승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 강남의 모든 아파트가 오른다고 착각하는 것이 오류다. 강남에도 수많은 아파트가 있으며 오르는 아파트만 있는 게 아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평수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주식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다고 관련된 모든 주식이 오르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는 2009년 입주가 시작된 2,400세대의 대단지로 강남의 대표격 아파트다. 2009년부터 2016년 시세를 살펴보면, 모든 평수가 오르지는 않았다. 가장 일반적인 34평형과 80평형을 비교해보자. 34평형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입주 시에 비해 30% 정도 올랐지만 80평형은 그 절반인 15%밖에 오르지 않았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상승 폭이 다르니 다른 아파트 간은 이보다 더 심하다고 봐야 한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연 2∼3%는 기본적으로 상승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당장 주변을 돌아봐도 갖고 있는 부동산이 오른 사람도 있지만 제자리이거나 떨어진 사람도 있다. 오래된 아파트나 지방이라면 상승했다 해도 물가 상승률 정도에 그치기도 한다.
 전국 주택 가격 상승률은 서울과 지방이 현저하게 다르며, 서울이 하락해도 지방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를 보면, 1986년부터 2017년까지 강남 아파트가 6배 가까이 상승하는 동안 전국 아파트는 평균 4배 상승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통계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강남 아파트가 10년 동안 11% 오른 반면 전국 아파트는 30% 상승했다. 강남 아파트의 약 3배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이 기간은 지방의 부동산이 훨씬 더 올랐기에 강남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큰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다. 
 전국을 돌며 부동산 투자를 하는 전업 투자자라면, 전국 각지에서 오르고 있는 부동산을 사고팔며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그런 사람은 극소수다. 주식과 달리 사고팔기 어려운 게 또 부동산이다. 보통은 살고 있는 집이나 거주하는 지역 주변에서 부동산 투자를 한다. 이때 그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올라주는 경우는 없다. 물론 장기간의 추이를 보면 오른 다지만, 그 장기간이 최소 10년이다. 부동산 불패 뉴스를 맹신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부동산이 예외 없이 꾸준하게 오르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부동산 투자 붐이 불고 있다. 서점에 가봐도 부동산 투자 관련 서적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한 지인은 몇 번 갭투자와 아파트 매매를 해서 이익을 보더니 아예 직업을 부동산 투자로 전향했다. 1년 내내 출근하고 일해도 연봉 5,000만 원을 벌기 힘든데 부동산 한 채에 2,000∼3,000만 원씩 이익을 내고, 매매로 연봉 이상을 번 경험을 한 후 내린 결정이었다. 이 열풍에서 주부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자본이 적게 드는 오피스텔이나 갭 투자를 하면서 어렵지 않게 남편 연봉만큼 벌고 있다는 주부들 이야기를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 현상에 이의를 달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부동산은 예금이나 적금처럼 매년 꾸준히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금리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최근 2∼3년간 부동산 가격이 오른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부동산이라는 자산 자체가 장기간을 놓고 볼 때 상승하는 건 분명하지만, 그중 상승 기간은 그 장기간 속에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 정부의 각종 규제 또한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막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지난 30여 년의 주택 매매가 추이를 보면, 상승 후 정체 또는 소폭 하락, 다시 상승의 사이클을 공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상승의 기간보다 정체 또는 소폭 하락의 기간이 더 길다. 우연찮게 상승의 구간에 투자를 시작했다면 너무나 쉽게 돈을 버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부동산 투자를 할 계획이라면 이런 가격 사이클을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자고 나면 1억 껑충’기사의 오류
 2017∼2018년에 걸쳐 강남 아파트 가격이 강세라는 뉴스가 두드러졌다. 기사만 보면 상남 아파트가 엄청나게 올랐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기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보면 새로운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KB 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 2008년 1월∼2017년 12월까지 만 10년 동안 서울의 주택 가격(아파트, 단독 모두 포함)은 15.1% 올랐을 뿐이다. 15.1%가 높은 것 같지만 연으로 환산하면 연 1.5% 상승률에 불과하다. 강남 전체 아파트는 같은 기간 과거 10년 동안 11% 상승했고 연 상승률은 0.98%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확인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서울의 주택 가격이 2014년까지 줄곧 내리다 다시 올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집값은 ‘내렸다가 다시 올라 전 고점을 넘어섰다’ 정도가 올바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의 상승 흐름은 부동산 대세 상승의 신호라기보다 그동안 오르지 못한 부분을 만회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특히 강남은 서울 다른 지역이나 지방에 그동안 상승하지 못했던 것을 만회하는 경향이 발생하다 보니, 2016∼2017년 상승세가 두드려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지난 10년 동안 물가는 23.5%가량(한국은행) 올랐으니까 서울의 주택 가격은 통계적으로 물가보다 덜 오른 것이다. 다시 말해 집을 소유하면 오히려 물가보다 실질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부동산은 늘 오르는 자산이라고만 생각했다면 의외의 결과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고양 일산 서구(-5.38%)나 성남 수정구(-10.00%), 용인 기흥구(-12.10%)처럼 집값이 떨어진 지역도 많다.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면 실질가격이 사실상 30%가량 하락한 것이다.
 강남 아파트의 강세와는 다르게 지방은 현재 미분양이 늘고 역전세난이 일어난다고 한다. ‘지방 부동산 가격’으로 검색하면 가격 하락을 결정하는 기사가 대부분이다.
 지방 아파트는 강남과 달리 과거 10년 동안 오름세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은 같은 기간 56.7%, 대구는 46.3%, 광주는 44.1%가 올랐다. 지방은 10년간 강세였고 강세를 틈타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신규 분양했던 물량이 몰려나오는 중이다. 부동산 수요가 강남으로 몰려가서 지방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기보다, 이제는 부동산 가격이 조정기를 맞이할 때가 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게 맞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반포주공 1단지나 잠실 주공 5단지와 같은 곳은 ‘자고 나면 1억 껑충’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아파트는 부동산 시장의 0.01%에 불과하다. ‘강남, 서초, 송파’ 3구의 주택 수는 48만 가구(2016년 12월 통계청 주택 통계) 정도로 전체 1천660만 가구 중 3%가 채 안 된다. 그런데 연일 이들 지역의 급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치 지금 집을 안 사면 손해 보는 듯한 분위기가 자리를 잡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기사들이 자신의 재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주택 마련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결국 참다못한 서민은 무리하게 빚을 내서 주택을 마련했는데, 경기가 위축되고 부동산 시세가 하락하면 고스란히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10여 년 전 그런 선택을 한 고양시와 성남시, 용인시 등의 수많은 집주인들이 지금 피해를 겪고 있다.
 집값 급등이라는 기사 제목만 보고 흥분하면 지엽적인 사실만으로 전체 흐름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자고 나면 1억 오른다는 기사의 이면에는 집값이 생각처럼 급등하지 않았고 오른 지역은 매우 제한적이며 강남마저도 일부 아파트만 급등했다는 진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반포 은마아파트가 비싼 이유
 <응답하라 1988>을 보면, 바둑 기사인 주인공의 상금을 두고 동네 사람들이 무엇을 할지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언급되는 아파트가 바로 은마아파트다. 드라마에서는 5,000만 원이라고 했지만 1988년 당시 은마아파트의 시가는 6,500만∼7,000만 원이었다.
 1988년 6,500만 원인 은마아파트는 2017년 8월 기준 약 12억 원(전용 면적 101m²)이다. 은마아파트가 강남 평균 가격 상승률보다 가격이 높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은마아파트는 1979년에 지어져 38년이 넘은 아파트다. 이 낡아빠진 아파트가 12억 원이라는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재건축이다. 어릴 적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라며 놀았던 것처럼, 재건축을 하면 헌 집이 새 집이 되는 마법이 펼쳐진다. 강남에 새 아파트를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주택이건 아파트건 건물은 완공된 순간이 가장 비싸다. 완공 후부터 조금씩 낡아가며 가치가 떨어진다. 건물의 활용도와 가치로 시세가 결정되는 전세를 보면 그 사실은 명확해진다. 새 건물의 전세가 비싸다는 건 예외 없는 사실이다. 주택은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떨어져야 하나 한 가지 변수가 있으니 바로 토지다. 집은 토지와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이 낡아도 토지가 비싸면 그 집은 가격이 올라간다.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도 토지 가격이라고 보면 된다.
 아파트의 라이프 사이클은, 새 아파트일 때 가격이 비싸고 시간이 지나면서 건물 가치가 떨어져 가격이 하락하거나 토지 가격 상승이 있을 때는 보합세를 이루다가 재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격이 다시 오른다. 지금까지 잠실, 서초, 강남의 대단지 아파트 가격은 이렇게 변동해왔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강남이지만, 그 땅은 제한적이니 강남 땅값이 오를수록 재건축 예정 아파트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건축 아파트라고 무조건 계속 오르지는 않는다. 매년 꾸준히 오르는 부동산은 없다. 재건축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2016년부터 부동산 가격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를 보자. 13평 가격이 2017년 9월 기준 12억 원에 육박한다. 평당 1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지만, 이는 35년 된 낡은 아파트 가격이 아니라 17.2평이라는 대지 지분, 즉 땅에 대한 값이다.
 재건축을 앞두고 2016년부터 시세가 오르기 시작한 개포 주공아파트의 과거 10년간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10년 동안 꾸준히 오른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등락을 반복하여 보합 또는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16년부터 상승이 시작됐다. 과거 10년간의 상승 대부분이 최근 2년 동안 이루어진 것이다.
 재건축을 언제 하는지 알 수만 있다면 돈 버는 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다. 재건축 1∼2년 전에 아파트를 사면 무조건 돈을 번다. 그런데 정책을 결정하는 권력자나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재건축이란 게 당장 착공할 것 같아도 한다한다 하면서 10년, 20년 끄는 건 예사다. 재건축 아파트의 시세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 힘든 이유다. 돈이 많아 몇 억 원을 몇 십 년간 묻어두어도 상관없는 자산가가 아닌 이상 재건축 아파트 투자로 돈을 벌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강남 아파트뿐만 아니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시세 추이도 개포 주공아파트와 거의 일치한다.
 그렇다면 재건축이 완료된 후는 어떨까? 앞서 소개한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를 보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이 아파트가 대규모 재건축으로 새로 지어진 아파트다. 완공 후에는 새 아파트라는 프리미엄으로 가격이 오르다가 2∼3년 후 가격이 정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재건축이 되고 나면 다시 급격하게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나마 최근 2년간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인한 후광 효과로 가격이 올랐다고 보는 게 맞다.
 아파트라는 상품의 가격 주기를 볼 때, 재건축 개시 시점이 가격 상승의 정점이다. 막상 재건축이 되면 새 아파트이기는 해도 평당 대지 지분은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시간이 지나면서 건물이 낡아 가치가 떨어지면 토지 가격이 올라서 상승분을 감당해야 하는데 대지 지분이 재건축 전보다 훨씬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 땅값이 급등하지 않는 한 재건축이 완료된 아파트들은 줄어든 대지 지분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배가 올랐어도 수익률은 3%
 다시 은마아파트 돌아가 보자. 6,500만 원 하던 아파트가 지금은 12억 원이라는 사실만 놓고 보면 놀라운 수익률이 아닐 수 없다. 수치만 보면 거의 20배가 올랐다. 은마아파트뿐만 아니라 우리는 어느 부동산을 얼마에 샀는데 지금 몇 십억 원이 되었다는 성공 신화를 흔히 듣는다. 너무 부러워 배가 아플 지경이지만 먼저 고려할 점이 있다. 바로 시간의 문제다.
 돈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오늘의 1억 원이 10년 전의 1억 원과 전혀 다른 가치라는 점을 알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복권 당첨으로 졸지에 부자가 된 집의 당첨금이 1억 원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1억 원은 부자는커녕 서울에서는 원룸 전세도 얻기 힘든 금액이다.
 그렇다면 1988년의 6,500만 원은 지금으로 치면 어느 정도의 가치일까? 산정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물가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인플레이션 수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1988년 라면 한 봉지 가격은 100원이었다. 2017년 기준으로 신라면 한 봉지가 830원으로 8.3배 올랐다. 짜장면 한 그릇도 759원에서 5,500원으로 7배, 커피는 다방 커피 558원에서 스타벅스 커피 4,100원으로 7.3배 올랐다. 1988년 서울 시내버스 요금은 140원, 지금은 1,300원으로 9.2배 인상됐고 지하철 기본요금은 200원에서 1,250원으로 6.5배, 택시 기본요금은 600원에서 3,000원으로 5배 올랐다.
 지난 30년 동안 물가는 7∼8배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복리로 따져보면 연 8.5% 정도다. 물가 상승률이 생각보다 크다고 느낄 수 있지만, 과거 30년의 평균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은 연 15%가 넘는 고인플레이션 시대였다(<응답하라 1988>에서 적금 금리가 15%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만약 물가 상승률이 7.5배라면 1988년의 6,500만 원은 현재 5억 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6,500만 원이 졸지에 12억 원이 된 게 아니라 현재 가치로 따졌을 때 5억 원짜리가 12억 원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 단계 더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복잡하다. 그래서 단순하게 30년 전 6,500만 원을 지금의 6,500만 원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이를 ‘화폐착각’이라고 한다.
 부동산은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화폐착각을 일으키기가 매우 쉽다. 30년간 장기 보유한 은마아파트의 투자 수익률은 화폐 가치를 무시하고 따지면 연 10%에 달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7.5배로 잡고 계산하면 연 3% 수익률이다. 화폐착각이 가져오는 수익률의 착시는 이처럼 크다.
 부모님이 1988년에 7,000만 원을 주고 산 단독주택이 지금 15억 원이 되었다며 한 지인이 놀라워했다. 수치만 보면 20배 이상 오른 것이니 놀라운 투자 성과임에는 분명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수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요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지금 7,000만 원이야 적은 돈이지만 30년 전에는 현재 가치로 6억 2,000만 원에 달하는 큰돈이었다. 7.5배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이 주택의 연 수익률은 약 3%다. 20배 상승과 연 수익률 3%는 머릿속에 각인되는 강도가 하늘과 땅 차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 더 정확한 분석일까? 20배라고 인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정확한 분석은 후자가 아닐까?
 물론 인플레이션을 감안하고도 연 수익률이 3% 라면 큰 수익임에는 분명하다. 이 결과를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장기간에 걸쳐 투자 성과가 나타나는 부동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간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변수를 무시한 채 얼마에 샀는데 얼마로 올랐다더라 식으로 접근하는 건 정확한 분석이 아니다.
 투자에서 기간과 수익을 연결해 파악하는 건 기본적인 상식이다. 부동산은 특히 시간의 변수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장기 보유를 하는 자산이므로 보유하고 있는 기간 중의 총 수익을 따져봐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때는 사고파는 일이 상대적으로 쉽고 수익률도 높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항상 활황이거나 상승장이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상승 기간보다 약보합 또는 하락하는 기간이 더 길며 이에 비해 상승 기간은 짧다. 상승장에서의 이익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리라는 생각은 과거를 무시하는 지나친 낙관론이다.
  
대출 이자는 은행에 내는 월세
 투입해야 하는 자금이 크다 보니 부동산 투자는 대부분 부채를 낄 수밖에 없는 데다 담보대출을 받기 쉬워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만약 담보대출 2억 원을 끼고 산 4억 원짜리 부동산 가격이 1억 원 올랐다면 자기자본이 2억 원이므로 수익률은 50%에 달한다.
특히 저금리 시대에는 이자 부담도 적기 때문에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 몰리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대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할 때 대출 이자 비용을 수익에서 제외하는 게 맞을까? 답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투자한 부동산에 실제 거주하고 있느냐 혹은 순수하게 투자용이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거주하고 있는 부동산이라면 대출 이자는 집의 사용료라고 보는 게 맞다. 4억 원짜리 집에 2억 원을 대출받아 거주하고 있다고 하자. 명의는 내 이름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집주인인 은행에 반전세로 계약하고 월세를 내며 살고 있는 셈이다. 저금리가 계속 유지된다면 은행으로부터 매우 저렴하게 집을 임대해 사용하는 것이다.
 대출 이자는 필수재인 집을 사용하는 대가로 치르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는 게 옳다. 따라서 거주하는 부동산 가격이 올랐을 때 이자 빼면 남는 게 없다거나, 가격이 떨어졌을 때 이자를 감안하면 더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다. 집 사용료는 집을 사지 않았다 해도 반드시 치러야 하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4억 원짜리 집을 사는 데 2억 원을 빌리고 담보대출 금리가 3% 라면 우러 이자는 약 50만 원이다. 집주인은 은행 이자보다 더 높은 금리로 세를 줄 테니, 보증금 2억 원에 월세 50 만 원짜리 집과 4억 원짜리 집의 수준을 비교하면 아마도 4억 원짜리가 더 좋을 것이다. 부채 상환 가능성을 논외로 한다면, 이 경우 2억 원을 은행으로부터 빌려서 집을 사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집을 빌려 쓸 뿐만 아니라 집값이 올라 자산 가치까지 상승한다면 이익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집값이 하락한다면 하락한 가격만큼만 손해인 게 아니다. 예를 들어 4억 원짜리가 3억 원으로 하락하면 하락률은 25% 지만 대출 이자나 원금은 집값이 하락한다고 줄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빚은 그대로 2억, 자기자본은 1억 원으로 줄었으니 실제 손실률은 50%다.
 반면 살고 있는 집이 아니라면 대출 이자는 비용으로 보고 수익률 계산 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장기간 보유한 부동산이라면 그동안 부담해왔던 이자 비용도 클 테니 단순히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았다가 아니라 부담해온 이자도 포함하여 수익을 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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