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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에서 살아남는 방법9 – 꼭 한 번은 항의해라

 

층간소음은 위층과 아래층만 겪는다는 점에서 민감한 문제다. 피아노 소리나 노래 소리, 공사하는 소리처럼 아파트 내 다수가 듣는 소리라면 항의할 수 있다. 헌데 발소리는 위에서 아래로만 향한다. 발소리가 중심인 층간소음은 아주 큰 소리가 아니고서야 소음측정을 해도 기준치를 넘지 않는다. 우리 집 같은 경우에도 위층이 기준치를 넘는 경우는 애들이 뛰면서 쾅쾅 소리를 내는 경우와 바닥에 물건을 끌거나 찧을 때의 경우다.    

 

때문에 위층에 소음문제에 대해 항의할 때면 고민을 겪게 된다. 층간소음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건 젊은 층이다. 층간소음에 대한 인식이 높은 2030의 경우 문제가 있으면 의견을 듣고 소리의 정체를 밝히고자 한다. 반면 아이가 있는 세대나 윗세대의 경우 층간소음 문제로 항의를 하면 화부터 낸다. 자신들도 참고 산다고 하는가 하면,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냐며 상대를 가해자로 몰아간다.     


가장 아찔한 경우는 대화창구를 닫아버릴 때다. 한 사례의 경우 위층에 층간소음으로 항의를 하니, 위층 남자가 처음에는 몇 번 들어줬다고 한다. 이후에도 완전히 개선되지 않자 자기들도 모르겠다며, 고소하고 싶으면 하라는 말과 함께 이전으로 소음정도가 돌아갔다고 한다. 고소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소음은 당장 끊겼으면 한다. 경찰도 개입할 수 없는 문제가 층간소음이라, 괜히 상대를 열 받게 했다 보복을 당할까 하는 두려움도 느낀다.     


그래서 층간소음을 당해도 항의하지 않는 이들이 허다하다. 위층에 말을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여기서 더 항의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가 고민이다. 소음의 기준치는 넘지만, 이전처럼 밤늦게까지 뛰어다니거나 게임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만약 위층이 또 다시 들어온 항의에 지쳐 ‘에라 모르겠다’며 예전으로 돌아가면 끔찍한 후회의 순간이 된다.     


층간소음에 대한 항의는 적어도 한 번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앞서 언급했듯 층간소음은 아래층에 피해가 갈 것을 생각하고 하는 경우가 드물다. 자기도 모르게 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사람이 전 분야에 걸쳐 기본적인 상식을 지니고 있지 않다. 피해란 것을 모르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처음에는 아니라 부인해도 꾸준히 항의를 하다 보면 집안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발견하고 고치는 모습을 보여줄 확률이 있다.     


항의 후 상대의 자세가 복수로 바뀌었다면 이는 그 사람 인성의 문제지 당신의 행동 때문이 아니란 생각을 지니는 게 좋다. 지나가다 묻지마 폭행을 당하면 그 사람이 문제인 거지, 그 길로 가는 걸 택한 당신 문제가 아니지 않나. 최소 한 번은 항의해야 그 다음 들어오는 사람도, 또 위층이 이사 가는 집의 아래층 사람도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 피해를 준 위층의 변명은 항상 같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아무 말도 없었는데?”     


항의 후 소음이 개선되었다면 기준치가 넘는 소음이 들려도 참고 사는 게 좋다. 소음이 개선되면 드는 생각이 “위층은 말이 통하니까 잘 이야기하면 계속 들어줄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래서 모든 소음을 없애고자 하는 욕망에 휩싸인다. 헌데 위층 입장에서는 하나의 소음을 없애는 행동 자체가 큰 배려이자 양보다. 자신의 일상패턴을 바꾸면서까지 남인 아래층을 생각해 준 것이다.     


그런데 계속 항의를 한다? 괘씸하다는 생각에 바로 이전으로 돌아가거나 악랄한 복수를 행할지도 모른다. 층간소음 문제는 기본적으로 남이라는 전제를 해야 한다. 남인데 시끄럽게 한다가 아닌 남인데 이정도로 배려해 준다는 생각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게 좋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내가 피하는 수밖에 없다. 어찌되었건 아파트는 소음이 날 수밖에 없고, 완전한 방음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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