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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때문에 집에 못 들어간다

   

층간소음 기사를 올리고 댓글을 하나하나 읽었다. 그중 가장 내 심정을 잘 대변한 댓글이 보였다. 집이 시끄러워서 퇴근 후 차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밖에서 자기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댓글은 매일 집으로 들어가기 전 내 심정과 같다. 저 집은 분명 억대의 돈을 주고 산 내 집인데 정작 들어가면 고통스럽다. 이런 고통이 극도로 달했을 때가 바로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국이다.     


카페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고, 찜질방도 가기 어려워졌다. 매일 밤을 5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 호텔에서 지낼 수도 없기에 힘들다. 그렇다고 겨울에 차에서 잠을 잘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당장 샷시를 닫으면 거의 들리지 않는 공사소음으로도 창문을 열 수 없다며 항의하고 소송을 건다. 헌데 층간소음은 문을 닫을 수도, 공사처럼 끝나는 날짜가 있지도 않다. 집이 안 팔리면 평생 고통 받거나 큰 손해를 입고 나가야 하는 말 그대로 폭력이다.     


여기에 엎친데 겹친 격으로 최근에는 집값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사 자체가 힘든 환경이 되어버렸다. 층간소음은 일인가구 보다는 4인 가족이 사는 집에서 자주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내기 때문이다. 이런 집의 경우 수도권은 가격이 최소 10억에 달한다. 이런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뛰고 있다 보니 ‘내가 이 집을 팔아도 비슷한 수준으로 갈 곳이 없을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인다. 층간소음으로 몸이 상해도 이사를 꺼리는 이유다.     


층간소음으로 건강이 망가지고 몸이 상해도 이를 증명하는 방법도 힘들다. 위층에 CCTV가 달려있지 않고서야 자신들이 안 했다고 하면 그만이다. 목소리가 녹음되어도 발소리는 자신들이 아니라 우기면 법정에서 이를 증명하는 싸움도 어렵고, 막상 이겼다 하더라도 들인 시간과 노력, 그 사이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상처뿐인 영광이다. 이를 알기에 직장이 끝나면 집에 돌아가기 싫은 괴현상이 발생한다.     


결국 층간소음 해결에는 공권력의 개입이 필요하다. 해외의 경우에도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이며, 우리보다 먼저 아파트 구조에서 생활한 만큼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다. 물론 해외도 해외 나름이라 문제해결에는 차이를 보인다.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 역시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이나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국민들의 인식 향상에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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