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층간소음에서 살아남는 방법8 – 집안에 소음을 만들어라


성격이 정적인 사람이거나 정적인 상황을 필요로 하는 사람일수록 층간소음에 더 크게 고통을 겪는다. 층간소음은 예측을 뛰어넘는 소음의 연속인 만큼 적당한 소음과는 거리가 멀다. 때문에 스터디카페나 모텔 등 층간소음을 피해 다른 장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허나 집을 떠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심한 추위나 더위를 느끼는 날이면 밖으로 나가는 일 자체가 고통이자 손해처럼 느껴진다.     


층간소음 심한 소음과 약한 소음이 반복되어 이뤄진다. 꾸준히 심한 강도로 소음이 유지되지 않는다. 때문에 층간소음 소송에도 최고소음을 따로 측정하게 되어 있다. 1분을 기준으로 최고 소음이 3번 이상 반복될 경우 고소 요건을 충족한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집안에 울러 퍼지는 소위 잔소음만 없애도 어느 정도 층간소음을 이겨낼 수 있다. 잔소음는 신경을 긁으면서 다가올 큰소음의 전초처럼 여겨져 심장을 자극한다.    

 

큰소음은 무슨 수를 써도 들린다. 헤드셋을 끼고 아이돌 음악을 큰 소리로 들어도 파고 들어올 소리는 다 들어온다. 우리집의 경우 위층의 최고 소음이 87데시벨(dB)에 달한다. 어차피 들릴 소리를 막기보다는 다른 소음을 통해 소리를 분산시키는 게 좋다. 하나의 소음에 집중해 신경이 쓰이는 걸 막는 것이다. 소음이 여러 개가 되면 오히려 신경을 덜 쓰게 된다. 술자리에서 사람이 많아질수록 실질적인 소음은 커지지만 자신이 집중해야 할 소음은 줄어들게 되는 것과 같다.     


TV나 라디오를 틀어 일정하게 실내소음을 유지한다. 이 방법은 헤드셋에 비해 층간소음을 막기는 힘들지만 소음에 비교적 익숙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헤드셋을 하루 종일 끼면 그만큼 신체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심하다. 반면 이 방법을 택할 경우 소음은 들려도 분산되기에 조금은 완화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소음이란 건 특이하게도 자신이 만든 소리에는 적응하기 쉽다. 나에 맞춰 설정한 TV채널이나 음악은 시끄럽다 느끼지 않는다.     


자주 손님을 초대해 수다를 떠는 것도 방법이다. 위층 층간소음을 들으며 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다만 이런 집에서 내는 소음의 경우 적정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편하겠다고 소음을 크게 냈다 아래층에 피해를 주면 위층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적당하게 집안에서 소음을 유지해 층간소음을 조금이라도 분산시켜 피해를 줄였으면 한다.     

이전 21화 층간소음, 샌드위치 세대는 웁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