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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또르쟈니 Sep 06. 2022

뜨개질 가방

가방의 달인

 자칭 가방 만들기의 달인이 된 사람으로서 태풍이 지나간 초가을의 하늘에 두둥실  떠오른 뭉게구름이 내 마음을 대신해주는 듯하다. 나의 훌륭한(?) 작품을 바라보며 이름 모를 가수가 부르는 샹송을 들으며, 그리고 아침에 서둘러 집을 나가 열심히 일하다 돌아올 가족을 기다리며 있는 지금이 좋다.


 짬짬이 뜨개질 시간을 가졌더니 나도 모르는 이에  솜씨라는 게 생겨간다. 주변에  뜨개질을 하며 같이 시간을 보내는 세 사람이 있다.


 그 한 사람은 작품마다 꼼꼼하고  여러 가지의 것을 다양하게 배우고 익히는 특성을 지녔는데 그중에서 모자 뜨는 재주가 남다르다. 그 이는  우리 동네 숲 속 마을을 살피는 봉사활동을 부부간에 하는데 우리는 월요일 오후에 그곳에서 뜨개질에 관한 연구수업(?)을 한다. 어제는 태풍전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도 배낭을 메고 장우산을 쓰고 우비와 장화로 완전무장을 하고 그곳을 찾아갔다.

숲 속 다람쥐 가족처럼 그 부부는 반갑게 우리를 받아 주셨다. 연구수업과 다과와 차  그리고 우리들의 수다는 창밖에서 들려오는 우왁스런 빗소리와  너무도 잘 어울렸다. 지금 라디오에서는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이 흐른다. 어제의 빗소리와 너무도 친한 음악소리다.  주룩주룩 빗소리와 음악이라니~~~~


 같이 간 한 사람은 뜨개질 중에 대작을 만들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3일 아니면 일주일 또는 한 달이

걸리도록 지구력 있게 만드는  성품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다 공부를 잘했다.   또한 도전적이어서 최근에 다소 무료하다며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 노력도 해보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다. 대단한 사람이다.  그녀는 산에서 내려오면서 요즘 친구한테 서운한 일이 생겼다길래

가만히 있다가 일주일 후나 한 달 후나 조용히 나를 들여다 면 어떻겠냐고 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사람은 그러마고 했다.


 그중의 또  사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자꾸 새로운 걸 만드데 주력하는 사람으로 하루나 이틀 아니면 단시간에 만들어내고,  바로 좋아 죽는 성미 급한 여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방 만들기를 즐겨 현재는 가방의 달인이 되었다는 거다. 자칭이지만 그래도 뜨개질 동료 우리 세 사람에게는 이미 그래그래 하고 인정하는 가방 쟁이가  되었다는 얘기다. 이번에 만든 작은 보라색 가방은  다음 모임 때 들고나가려고 준비했다.

작고 앙증맞은 게 나의 이미지와 체구에는 좀 엉뚱할 수 있겠지만,  나도 때때로 이러고 싶음을 표현해보았다. '세상의 모든 음악'이 흐르는 시간은 저녁시간이다. 사람들이 가족을 기다리며 쌀뜨물에 멸치를 까서 넣고 끓이면서 그 옆자리에 다시마와 된장과 호박  그리고 두부와 청양고추, 대파를 준비하는 그런 시간이다.


휴대폰과 손수건이 들어가죠



가방의 달인도

그러면서 저무는 저녁시간이 평온하다.

그것은 아마도 

종일 수고하고 돌아올

가족이 있기 때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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