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면 더러는 바깥 여행도 하고, 해외로 떠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주부들에게 과부하가 걸리는 그런 날인 경우가 더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치고 어쨌든 추석은 지나가고, 앞으로 있을 일정에 충실하려고 미용실에 예약을 하고 왔더니 남이 적어도 세 번은 머리를 감겨줄 것 같다. 친절한 직원이 물온도는 어떠냐고 묻기도 하고,마사지도 해주고 말총머리인 머리에 부드럽게 하는 어떤 처리도 해 주고, 절차가 여러 가지다. 그렇지만 그 과정들이 나를 향한 서비스여서인지 평화롭고 좋다. 열펌 중이라서
약간 덥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햇살과 영화처럼 휙휙 지나가는 자동차의 움직임은 지금의 액세서리다. 쉼 없이 들려오는 이런저런 음악도 지금의 이 분위기에 없어서는 안 될 한 가지인 듯하다. 열펌 과정이 끝난 다음의 선풍기 세례도 시원하고, 미용사가 옆구리에 권총처럼 찬 드라이빗과 가위 등을 담은 가죽백 또한 멋진 장면이다.
권총찬 미용사
다다음 주에 집안에 중요한 행사가 있어 이번의 파마는 더 특별하게 생각되는 걸 보면 무엇이든 의미부여를 어떻게 하느냐도 참 느낌이 차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 과정을 서비스받으면서 이 장소가 희망의 장소이구나 싶다. 열흘 후 딸의 상견례에 정중한 모습으로 처음 만나는 분들에게 예를 다할 것을 떠올리니 한껏 지금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