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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름미정 Dec 26. 2022

어딘가에 속하지 않을 용기

휴학을 하면서 - 휴학을 추천하는 이유


고등학생 때에는 졸업만 하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산다고 늘 다짐했고, 그렇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쉽지 않다.

개인적인 게으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졸업과 동시에 바로 대학에 입학한 나로서는

그 대학에서 짜준 진로 로드맵이나 취업과 커리어의 길 때문이다.

그걸 보고 나서는 '아, 내가 지금 놀 때가 아니구나. 열심히 해야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학 학과를 정할 때, 

내가 원하는 학과를 정했고 목표와 직업적 커리어를 쌓자는 마음가짐으로 입학을 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생각이 변했다.

막상 학과에 와서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전공 공부는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과 맞지 않았다.

그리고 의문이 들었다.


'내가 과연 정말 이 직업과 꿈을 원하는 것이 맞을까? 단순히 내가 아직 경험해본 것이 이것밖에 없어서, 시험 스트레스로 힘들 때, 즐겁게 배웠던 경험이 이 전공밖에 없었고 그래서 그걸 내 꿈이라고 만들어버린 것은 아닐까? 만일 내가 다른 경험을 했더라면 전공이 바뀌었을까?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전공을 정해야 수시에 유리한 환경 때문에 내가 나 스스로에게 깊은 질문을 하기 전에 수시에 급급해서 꿈이라고 정하고 그 외는 생각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이러한 의문들로 대학에 와서 꿈을 다시 찾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한 시간적 여유를 만들기 전에 대학은 중간고사와 과제들로 채워졌다.


나의 시야가 또다시 좁아졌다.

고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미래를 위한 삶을 살게 되었다.

한번쯤은 오늘을 위해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긴긴 시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싶었다.


휴학을 하고 나서는 그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어딘가에 속하는 것을 경계하게 되었다.

물론 대학이든 어디든, 소속됨으로써 다양한 기회를 찾을 수 있고 그것들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한정적이다.

정말 다양하게 다채롭게 살아가고 싶다면 어딘가에 속하지 않을 용기도 필요한 것 같다.

그러한 삶을 살면 즐겁다.

쌓여가는 과제와 목표들은 없다. 내가 좋으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스트레스받지 않을 선택을 한다.


휴학을 하는 것은 플러스의 경험만 준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휴학을 하며 대외활동이든 뭐든 하지 않았다.

그저 내 안에 있는 질문들에 답하고, 앞으로 함께 살아갈 나를 더 알아가기 위해 여행하고 읽고 쓰고 관리했다.


나는 주변 친구들에게 휴학을 추천한다.

만일 휴학이 그들의 목표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나를 더 이상 괴롭히며 살아가고 싶지 않다.

그러한 선택을 하며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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