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후천적 원인에 의한 경우가 88.1%
두 눈을 감고 생각합니다
하늘을 달리고 싶습니다
눈감고 누워서 첨벙이며 달렸습니다
담치기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친구들이 내 엉덩이를 힘껏 밀어 올린다
가슴까지 올라온 담장 엉금엉금 올라선다
얼떨결에 담장 길쭉한 면과 내 배가 일렬이 된다
반대편으로 내려가야 한다
엉덩이를 살짝 틀어 오른발을 반대 벽에 붙인다
여덟 손가락이 담장에 힘주고 밑을 가늠한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절벽이다
내 몸과 담판을 시작한다 금방 회군 결정이다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왔던 길을 돌린다
친구들이 다 떠나고 휑하다
올라온 담장도 천 길 낭떠러지다
오름에서 내림은 몸과 마음 사이 단판 승부다
다리를 먼저 내리고 땅을 만날 계획이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나락은 두렵기만 하다
발바닥이 땅 향해 바들바들 손사래 친다
손에 힘이 빠지고 외마디 “엄마야”
엉덩이가 땅에 절한다
살았다 담치기와 목숨 건 한판이었다
소중한 학장 시절의 영웅담 벼락이다
눈을 잠시 감고 학창 시절에 잠깁니다
금세 잠든 꿈에서 신나게 달렸습니다
벼락 사고로 동그라미가 되었습니다
눈 뜨니 휠체어 쥔 손에 샘물이 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