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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바가지

빌어먹을 이 세상 도망쳐 봤으니까

by 천년하루

- 경고문 -


정상으로 가는 길은 암벽 구간으로

해골 출몰 위험한 등산로입니다



산채 정상 틈에서 목 없는 백골을 만났다

산송장이 바위 절벽 나무에다 목매달아 죽었다


봄이 지나 여름 가고 가을 넘어 겨울 눈 오면

매운바람 등골 위로 미친 듯이 들이친다


이때를 기다린 듯 살점 하나 발림 없는 대갈빠리

바람 타고 산 아래로 데굴데굴 눈 굴린다


제 뼈다귀 나무 밑에 쟁여 두고

대가리만 홀몸으로 사라진다


머리통에 눈두덩이 발라 놓고

산 중턱에 다다를 때


산 멧돼지 해골을 쳐다보고

주둥이로 공 굴리듯 산기슭에 치워둔다


겨우살이 면할 때쯤

산 등에는 초록물감 스며들고


산주 몰래 객꾼 홀로 나물 캐다

해골박 마주치고 혼비백산 자빠진다


저 바가지 입속 민심은 어땠을까

빌어먹을 세상 저만치나

도망쳐 봤으니까



안전한 등산로를 이용하실 분께서는

우회로를 개척하시기 바랍니다


- 산지기백 -



목을 풀고 큰 숨 쉬세요

힘이 들 땐 하늘을 보세요


눈사람 OST (feat. 서영은)

(혼자가 아닌 나)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비가 와도 모진 바람 불어도
다시 햇살은 비추니까

눈물 나게 아픈 날엔
크게 한 번만 소리를 질러 봐
내게 오려던 연약한 슬픔이
또 달아날 수 있게

가끔 어제가 후회돼도
나 지금 사는 오늘이
내일 보면
어제가 되는 하루일 테니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비가 와도 모진 바람 불어도
다시 햇살은 비추니까

눈물 나게 아픈 날엔
크게 한 번만 소리를 질러 봐
내게 오려던 연약한 슬픔이
또 달아날 수 있게

앞만 보고 걸어갈게
때론 혼자서 뛰어라도 갈게
내게 멈추던 조그만 슬픔도
날 따라오지 않게


목을 풀고 뒤를 봐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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