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교

물 등 타고 넘어간다

by 천년하루


대사리 빨간 망에 층층이 승묘탑을 쌓는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은 결들이 간지럼을 태웠어

울렁이는 뚜벅이 아장아장 물질할 때

바늘 깃털 속 층간 소음이 힘차게 날아올라

물결치며 다가와 등목에 간지럼을 태우곤 했지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다스린 뒤 밖을 보면 나직이 흐르는 결이 보여

사실 물은 젖은 상태로 있지만 발 달린 촉수가 물길을 만드는 거야

우린 그걸 보고 물결이 넘친다고 말했지


물속 모기의 촉수는 물결을 강하게 키우는 면역 강화제 아닐까

더러운 물에 적응한 옛 조상들은 알파벳 간염에서 자유롭다는데

물질은 병균으로부터 숨결을 보호해 주는 예방 주사일 거야


그러면 뭐 해

원망조차 누릴 힘이 나에겐 없는데


장마가 쏟아져 등물 한 날

먼 길로 빙 돌던 김연의 추억은 내 추억이 아니었어

내 연의 이었는데 다른 마음을 끈 것의 그리움이라니

물 등을 타고 저 길로 가버렸지


넘어간 세월로 돌아가지 못한다는데

등바닥에 부스러기는 누가 흘렸을까?

가끔 둥근 막대가 못질도 하던데

시간을 품은 다리로 그 많은 숨결을 잉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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