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젖은 양말

이상야릇한 감정이다

by 천년하루

아이가 엄마를 찾는다

없어진 양말을 찾는다


둘째와 넷째 주 일요일은 만날 수 없다

여긴 낱개 포장이 차 타고 여행 가는 에스컬레이터 시장 길목의 변두리, 가끔 문화 전달 중심으로 변신하여 유명 인사를 초청해 강연이란 걸 한다

소리 게시판 속 대로와 골목을 천칭에 올려놓고는 강연자의 전전 전 경력에 빼고 경제부총리라 읊는다

약력에는 띄어쓰기 없이 부총리로 쓰여있는데 귀 기울이면 다음 없는 총리로 들린다


건너와 동행한 인물을 방 아닌 홀에 빠트려 놓쳤다


신발을 벗고 문턱을 넘어 구름 위로 올라가는 식인데

신당에 들어선 자들의 사유가 부딪혀 부스럭이 문한다

구석 먼지가 덜 쌓인 통 큰 창과 동료 출입구 사이좋게 양말을 일열로 세우고 한편에 길을 만든

구름 방석을 가져다 쓰는 사람도 있지만 입이 넉넉하지 않다


경제 아닌 수상적 설교가 진행되고 사람들이 주변에서 껴안아 겹친 다섯 무리 남자가 등과 등을 벽 삼아 기댄다

술에 취해 등 틀린 개중 하나가 소리치고 깽판치자 순식간에 질서가 혼탁해지면서 우왕좌왕 서로 엉켜 삿대질과 욕설이 난무하는 무질서가 장을 편다


장막 사람들이 하나 둘 빠지더니 홀이 드문드문 쟁여놓은 소지품과 벗어놓은 양말과 스타킹이 구석에 나뒹군다


성한 사람을 찾아 연단 뒤에 복도로 기다랗게 생긴 문으로 다가가니 전단지를 넣은 빨간색과 파란색 바탕에 흰색 십자가 문양이 그려진 네모난 성금통 같은 낚시백을 두 명이 질질 끌고 나선다


문이 반쯤 열려 붉은 등에 비친 여자 등짝의 주황색 뜸에 불이 붙어 뜨겁다며 비명을 지른다 여자들 겉옷은 벗어 브래지어 끈이 풀린 상태라 그 장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늘어있다


그러다 문 앞에서 잃어버린 엄마 양말 한 짝을 찾았다

구석 정장 차림의 홀쭉한 남자가 고전 오락실 게임기에 앉아 팬티스타킹을 잡더니 머리를 밀어 넣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