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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는 좀 하지!

1등의 공부하는 방법

by 미국간호사 Sophia

나는 꼴찌로 간호대학에 입학했다. 이걸 아는 이유는 예비합격 후 대학에서 아무 연락이 없어서 거의 포기하고 있던 중에 입학식이 임박해서 최종합격을 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완전 꼴찌는 아니고 뒤에서 2-3등 정도였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나는 꼴찌라고 생각했다. 내 동기들의 엄청난 스펙을 자랑하는 자기소개를 들으면서 주눅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졸업할 때까지 중간등수는 꼭 받아보자고 다짐하며 공부를 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10년은 공부에서 손을 놓았던 나에 비해 고등학교 3년간 죽도록 공부하며 대학에 온 동기들을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에 적당히 놀고 공부하는 것은 아예 생각도 안 하고 지냈다.




공부에 매진하기 위해 3년 내내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평소에는 새벽 3시까지 공부를 하고 잠들어 7시에 일어나고, 아침을 먹고 어제 하던 공부를 마무리하며 9시 수업을 가는 생활을 했다. (나는 정말 잠이 많은 사람인데 초인적인 힘이었다고 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그리고 오히려 실습기간에 잠을 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시험기간에는 밤을 새워 공부를 하고 시험 치기 2시간 전에 쪽잠을 잔 뒤 일어나서 마무리 공부 후 시험을 치고, 다시 돌아와 남은 잠을 보충하고, 저녁을 먹은 이후에 또 밤새 공부하는 방식으로 공부의 양을 채웠다.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던 데다 공부의 양은 많았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내 동기들은 상대적으로 나보다 젊었기 때문에 좋은 체력과 공부 머리가 있었지만, 이미 3년 넘게 공부에만 파묻혀 지냈던 시간 때문에 번아웃이 온 상태였고, 성인이 된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어 약간의 일탈을 누리기 원했던 상황이라 그 점은 감사하게도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렇지만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최선은 다했지만 결과는 모르겠다였다.




1학기를 마치고 방학이 되어 모처럼 집에서 자유를 누리고 있던 중에 나의 은사님이신 A교수님께서 상기된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다. “오늘 성적표가 나왔는데 1등을 했구나. 내 일처럼 너무 기뻐서 전화했어!” 동기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던 나를 유난히 챙겨주시던 은사님께서 직접 축하인사를 주시니 더욱 기뻤다.


그리고 그때 확신했다. ‘공부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내가 했던 방법이 통했다. 앞으로 1등을 놓지 않을 것이다.’라고 맘속으로 소리치며 앞으로 어떻게 이 자리를 지켜야 할지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학기에도 나는 그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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