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세 좋아하시나요?
매일 아침 신문이나 여타 매체를 통해서 오늘의 운세를 보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나의 경우는 아주 가끔 우연히 맞닥뜨렸을 때 슬쩍 봐 봅니다. 대상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과연 나에게 맞다 안 맞는다고 따져보기 모호한 설명들이 꽤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좋은 날은 좋구나~ 나쁜 날은 조심해야겠구나 합니다.
대신 나만의 방법으로 하루를 어찌 보내야 할지 가늠하는 방법이 있죠. 바로 운전할 때인데요.
거의 직감으로 느끼게 됩니다. 운전대를 잡고 대로변에 나서면 제일 먼저 주시해야 할 것이 신호이죠. 그리고 다음 주시해야 할 것은 내 주변의 차량의 움직임입니다.
어느 날은 파란불이 계속 이어집니다. 목적지까지 빨간불에서 멈춤 없이 계속 가게 되는 날에는 운수 대통한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날은 하루 종일 기분도 좋고 뭔가 일도 잘 풀리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그렇게 먹으니 얼굴도 밝고 덩달아 주변까지 영향을 주고 있던 것이겠죠.
반대로 빨간 신호등에 계속 걸립니다. 거리가 짧아 파란 등이 켜질 것 같아 미소가 지어질 때쯤 갑자기 옆 차선에서 차가 천천히 진입합니다. (속으로) '아우 들어올 거면 빨리 들어와서 빠져야지. 왜 슬금슬금 와서 뒤차도 못 가게 해~ 괜히 넣어줬나?'라며 투덜대죠. 결국 빨간 신호등과의 만남은 끝까지 이어집니다.
이런 날의 운세는 어떨까요? 저는 그냥 받아들입니다.
"오늘 조심조심 지내야 하는 날이구나. 말도 조심, 표정도 조심, 생각은 간결하게, 행동은 느긋하게 보내라는 뜻이겠구나~" 문득 심장이 두근 합니다. 그러고 나면 끼어든 차도 안 미워집니다. 저 차가 어떤 날의 내 모습일 수도 있으니 부디 그 뒤차가 너그럽게 봐주기를 기대한다면 지금 덕을 쌓아야 한다고 속으로 다독입니다. 혹여 문제가 생긴다면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죠.
교통사고와 접촉사고를 대략 7번 정도 접했습니다. 내가 만든 것도 있고, 뒤에서 혹은 옆에서 끼어들기를 하여서 당했던 것도 생각납니다. 시간이 지나 기억도 가물 해지고 있지만 그때의 놀란 마음과 신체의 충격은 그대로입니다. 영화에서 보던 교통사고를 묘사하는 영상이 내 눈앞에서 그대로 펼쳐졌고, 그 충격 또한 비슷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후유증은 내 몸 여기저기에 남아있어 날이 궂을 때는 신경통인 양 일깨워 줍니다.
오늘은 2대의 차가 옆 차선에서 들어오려다가 다시 나가길 반복합니다. 동시에 일어난 사건은 아니지만 연속적으로 발생하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어떤 의미일까?
<원하는 일이 순탄하지 않으니 고민하고 또 고민해라. 옆에서 이러쿵저러쿵 일들이 생길 수 있다. 그 또한 겸허하게 받아 심사숙고하라>로 해석하기로 했습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합니다. 행운이 불행이 되기도 하고, 불행이 행운이 되기도 한다죠. 당장 눈앞의 것에 연연하지 말자는 말을 한 번 더 생각해 봅니다.
운전할 때 교통상황으로 가늠하는 오늘의 운세, 여러분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