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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일주일, 여행지의 먹거리는 복불복

인생 가성비 맛집 찾기

by Sonia



제주 가성비 맛집 찾기.


포털 사이트에서 지역+맛집 검색하면 아주 작은 식당이라도 알 수 있다. 수많은 블로거들의 포스팅 의욕은 신규 식당도 지나치지 않으니 웬만한 식당에 대한 정보는 쉽게 파악이 된다. 하지만 지난 경험상 그 맛에 대한 것은 100% 신뢰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의 입맛은 모두가 다르니 이런 맛이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인다.


일주일 동안 한식뷔페도 가고, 숙소 앞 돈가스 집도 가서 먹어보지만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대략 60점. 여행지에서의 꼭 가야 할 맛집을 미리 알아보는 편이 아니라서 현지 주민의 추천을 받는 것이 더 좋다.


소제목이 제주 가성비 맛집이라고 했으니, 제주에서 만난, 다음에 또 와야 할 곳이다. 이런 경우는 대략 소개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크다. 나만 알고 싶은 곳. 그래서 다음에 방문했을 때도 조용히 식사하고 싶은 곳이다. 하지만 사장님도 돈 많이 버셔야 하니 소개할 수밖에...


첫 번째 가성비 맛집이다 <제주 양식당>

잘먹었습니다 !!!

한식류만 계속 먹다가 문득 파스타가 먹고 싶어졌다. 제주에서 파스타의 가격은 대략 2만 원 전후. 서울이나 타 지역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묘하게 조금 더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YH선생님과 느영나영선생님과 대략 용담동 부근에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 <제주 양식당>을 찾았다. 두 분도 가보지 않은 곳이란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런치타임이 가능하단다. 와우~ 음료수가 포함된다. 고사리 오일 파스타, 해산물 볶음밥, 베이컨 크림 파스타를 주문했다. 샐러드를 시킬까 말까 고민했는데 주문은 하지 않았다. 샐러드가 없는 식사는 입은 서운하고, 배는 부른 상태라 괜찮다.


식전빵이 나왔다. 굳이 이해를 돕기 위해 비교하자면 유명 프랜차이즈에서 나오는 브래드의 2배~3배 크기다. 거기다 주방에서 갓 구워 나오니 일단 빵에서 엄지가 슬쩍 올라간다. 꿀과 같이 나온다. 개인적 취향은 발사믹식초라서 살짝 0.5점을 빼드려요


2개의 파스타와 해산물 볶음밥(이상한 이름을 붙이지 않아서 좋다)은 100점 만점에 100점!!!

내 입맛이 미슐랭 평가단원의 입맛이 아니기에 나한테 맞으면 최고다. 내겐 딱 맞다. 금액과 맛의 상관관계가 가장 적절하다. 셋 다 똑같이 말한다. 다음에 또 와야지!, 자주 올 것 같은데


빵사진을 못 찍었기도 하고 식전빵을 뒤늦게 추가할 수 있냐고 했더니 1천 원에 가능하단다. 빵을 갖다 주시면서 하는 말이 빵 생지를 직접 굽기 때문에 굽는 시간이 필요하단다. 한번 더 감동했다. 미리 구워진 빵이 아니라서 더 찰지고 맛났다.


사실 빵에 더 홀릭한 상태다. 빵 특유의 짠맛과 단맛이 적당하고 특히 쫄깃함이 예술이다. 반죽과 발효를 잘하신 듯하다. 이쯤이면 빵 만드는 공정이 궁금해진다.


두 번째 가성비 맛집 <오가네전복설렁탕 제주함덕점>


함덕해수욕장에 있다. 대로변보다는 작은 골목 안쪽에 위치한 곳이다. 대부분의 식당은 혼자서 먹기에는 가격대가 높다. 그리고 1인 음식이 많이 없는 듯하다. 마침 1인이어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차가운 겨울 바다는 이런 거지~ 라며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들어섰다. 오른쪽에 바다를 그대로 볼 수 있는 통창을 끼고 있는 곳.

고등어구이와 어린이 전복죽을 주문한다. 어린이 전복죽은 성인에게 팔지 않지만 솥밥 다 먹지 못하는 나의 간절한 눈빛을 보셨는지 오늘만 주신다고 한다.

덕분에 고등어 한 마리와 전복죽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고등어는 기름기 없이 깔끔하게 잘 구워져서 나왔다. 오븐구이 같다. 제주에서는 전복죽을 처음 먹어보는 것 같다. 제주의 지인이 보말을 권하지 않는다. 순수 자연산이 아니라나 뭐라나~ 보말맛을 잘 모르니 기회를 엿봐야겠다.


맛의 평가는 의미가 없을 듯하다. 다만 가성비 맛집이라고 평한 것은 혼자서도 먹을 수 있고, 함께 나온 반찬도 평할 것 없이 내 입에 맞다. 원래 세팅은 솥밥과 설렁탕국물, 김치 등 밑반찬 고등어구이 일 텐데 이대로가 완전체인 듯하다. 밥대신 전복죽을 먹었지만 이 또한 잘 맞다.


두 곳의 식당 역시 사전 준비 없이 내키는 대로 선택한 곳이라서 좋고, 마침 기분 좋게 잘 먹어서 좋고, 뚜벅이 여행자의 가벼운 지갑이 부끄럽지 않게 해 준 가성비 최상의 선택이어서 좋다.


제주에서의 일주일 3번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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