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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Oct 09. 2023

변덕스러운 것은 날씨만이 아니구나

유난히 더우면서도 빠르게 지나가 버린 여름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을수록 머릿속의 필터가 강력해지면서, 지나간 일들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기는 어려워도, 그 당시 어렴풋이 느껴졌던 느낌과 감정은 선명하게 기억이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올여름은 무척이나 더웠던 것이 기억에는 생생하다. 

그런데 9월의 끝자락이 다가오기 무섭게 더위가 물러나고 서늘한 바람이 출퇴근길 얼굴을 스치고, 10월은 제법 쌀쌀하다. 벌써 떨어지기 시작한 관악산의 낙엽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꽤나 듣기 좋다. 그리고 점점 두꺼워지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면서 또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올 해는 과연 무엇이 좋았고 또 아쉬운 점과 더 보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매년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위해 커피를 사서 마시는 나만의 의식(?)을 통해 조용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걸 느끼면서 더욱이 이럭저럭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지금까지 나는 정말이지 여러 가지 선택을 하면서 살아왔다. 가볍게 혹은 며칠밤을 새워 고민하기도 하면서 지금의 내가 만들어지는 것에 얼마나 많은 선택을 했을까? 그 과정에서 나는 학생이기도, 매장 직원이기도, 선생님이기도 했었다.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을 지고 그 무게를 느끼면서 성취하고 또 포기하는 것들이 쌓이면서 인생이 살아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알량한 자존심을 부리기도 하고, 좋은 일에 기뻐 가슴이 벅차올랐다가 또 슬프기도 웃기도 허무하기도 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나의 기분과 상황, 그리고 사사건건 느끼는 감정도 다양하고 또 수없이 변덕스럽겠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라는 것, 1년의 주기가 있다는 것처럼 언제나 나만의 궤도로 돌아와 나의 인생을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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