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끼리 Oct 31. 2023

네 아빠는 먹는 욕심도 많아...!

안정감이 느껴지는 한 마디

엄마랑 통화를 하다 보면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 


"네 아빠는 먹는 욕심도 많아...!! "


나는 이 말을 들으면 왜인지 모르게 안도감이 느껴진다. 


환갑이 넘은 아빠는 많이 먹어도 소화기관에 문제없이 건강하시구나, 

식탐을 불러일으킬 만큼 엄마의 음식 솜씨는 여전하구나,

엄마랑 아빠는 '먹는 것'으로 투닥거리는 것 외에 별다른 문제가 없겠구나,  

식사를 대충 때우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해서 드셨겠구나,


엄마의 크고 작은 짜증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생각해 본다.

가족에 대한 사랑, 여행에 대한 생각, 관심 있는 주제, 하루의 일상 등등 

평온하게 흘러가는 부모님의 시간을 엳듣게 되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안도감이 든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부모님께 늘 감사하면서도 한 편으로 계속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다. 


엄마는 올 해도 어김없이 김장을 준비하면서 내년의 김치 일정을 생각해 두신다.  


여름에는 열무김치와 파김치를 담가먹고 

가을로 넘어갈 때쯤 총각김치와 물김치를 담가 먹어야지,

중간중간 애기배추를 사서 바로바로 겉절이를 해 먹으면 정말 맛있어.

작년에 남은 김장김치는 이제 너무 신김치가 되어 빨아서 고등어 넣고 지져먹을 거야.  


온 가족이 모이는 김장은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듯 보여도,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집 행사이다.  

그리고 2024년도에도 변함없이 맛있는 엄마의 밥상, 아빠의 식탐을 기대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10월에 있었던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