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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의 치킨 와플을 먹어보자

포틀랜드 두 번째 이야기

by summer

어느 날은 비가 많이 왔다.

얼마나 많이 왔는가 하면 얼마 전 한국에 폭우가 내리듯이 비가 쏟아졌다.

그날 우리는 숙소 근처 유명한 브런치 카페에서 치킨 와플을 먹었다.
미국, 특히 포틀랜드에선 아늑한 분위기에 고퀄리티 브런치 가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내가 다녀온 곳은 'Screen door'

치킨 와플로 굉장히 유명해 한 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라고 소문난 맛집이었다. 난 이렇게 비 오는 날 웨이팅 하기 싫다며 투덜댔지만 J의 네가 안 먹으면 혼자 먹으러 가겠다는 말에 꼬리를 내렸다.

​Screen door는 야외 테라스석에 비닐막을 쳐두고 히터를 틀어놨는데, 그곳에서 먹으면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좀 춥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서버는 괜찮을 것이라고 연달아 영업했다. 실제로 테라스는 겉옷을 벗을 수 있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바깥의 비 오는 풍경까지 볼 수 있어 꽤 좋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screen door 야외석

우리는 치킨 와플과 달걀이 들어간 메뉴 하나를 주문했다.

1시경 매장 안은 꽤 분주했고, 담당 서버를 부르기 힘들 정도였다. 미국은 담당 서버가 아니면 내 주문을 받아주지 않는데(빈 접시를 받는 등의 일들) 한국의 셀프서비스가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20분쯤 기다렸을까?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미국식 치킨 와플은 버터향이 나는 두꺼운 와플 위에 커다랗고 짭조름한 크리스피 치킨이 올라가고, 그 위에 메이플 시럽을 뿌려 먹는다. 말 그대로 단짠단짠인 셈이다.


치킨 와플은 재즈 시대 뉴욕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식사에 달콤한 토핑을 얹을 것인지 영양가 있는 토핑을 얹을 것인지 고민하다 두 개 다 올라간 치킨 와플이 탄생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 음식에 역사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미국은 정말 치킨, 햄버거 없었으면 음식 홍보를 어떻게 했을는지...



무튼 처음엔 와플+치킨+메이플 시럽의 조합이 상상도 안 갔는데 '의외로 조화롭다'는게 치킨 와플의 매력이었다

나는 처음 먹어본 그 묘한 음식이 맛있었지만 J는 강남 맛집에서 먹은 치킨 와플이 더 맛있었다며 아쉬움을 남겼다.


어쨌든 그것은 내게 희소식이었다. 그 말은 즉 이것보다 더 맛있는 치킨 와플을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점심 같던 브런치를 먹고 돌아가는 길, J를 따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틀랜드에는 Screen door 외에도 zell's cafe 등 맛있기로 유명한 브런치 가게들이 많았는데 가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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