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스벅에서 일하면서 흘린 눈물의 양을 생각해 보면 분명 벤티 사이즈는 될 것이다. 장난이 아니라 버스에서 울고, 자기 전에 울고, 일어나서 울고, 생각하다 울고, 심지어는 꿈에도 나오곤 했으니까.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지 생각하다 보면, 결국은 내 탓으로 돌리게 된다.
나의 마음이 유약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쉬는 날에도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기억들은 누군가의 지적, 한심하다는 눈빛, 날 선 말들이었다. 결국은 나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기억 속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박제된 것들을 도려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아직 한 달을 더 일해야 한다.
나에게 스벅은 늘 극현실주의다. 최악보다 최선을 생각하려는 마음이, 출근을 하고 나면 크나큰 실망과 절망으로 물들었다. 기대를 안고 갔다가 어리바리한 나의 모습, 그리고 그런 나를 가만두지 않는 누군가의 언사에 기가 팍팍 꺾이곤 했다.
자주 생각나는 사람은 전배를 받아 떠난 파트너인데, 내가 레시피 시험에 떨어지고 포스에서 그걸 보고 있자, 이제 그건 그만 보라며 찢어버린 사람이다. 내 반팔 유니폼 팔이 너무 짧은 거 아니냐고 하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포스를 보며 멀뚱히 서있는 내게 그러지 말고 같이 좀 끼라고 얘기하던 사람. 자주 나를 민망하게 하고 살 떨리게 하던 이 파트너는 참 일관적이었다. 그가 떠난다고 할 때 얼마나 안심했는지 모른다.
사실은 그도 이 매장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애를 쓰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도 안 좋은 소문들이 돌고 있었다는 것,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새로운 사람 만나기를 불안해했다는 것, 나 말고 어리바리한 신입 파트너를 쥐 잡듯 잡으려 타이밍을 보고 있던 그는 그저 나보다 불안정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걸 알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를 괴롭게 하는 이들은, 결국 스스로가 괴롭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들로 인해 자주 울고, 속이 뒤틀렸다. 출근이라는 게 너무도 막막하고 현실적인 무엇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가도 그 정신없는 상황이 온몸에 각인될 때면 감각들이 비상경보를 울렸다. 결국은 이런 거였지. 편하게 쉬면서 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일한 거였지.
하루는 친구가 일하는 베이글 집에 가서 눈물을 흘렸다. 바야흐로 첫 휴가를 다녀온 후에 출근하기 싫은 마음이 극대화되었던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난 친구 앞에서 갑자기 눈물을 흘린 것. 의자에 앉자마자 거의 바로… 이 정도면 그만두는 게 어떻겠냐는 친구의 말을 듣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막학기에 병행하면서 여행 자금을 모으려면 이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에 주저했다. 첫 휴가에서 복귀하는 날이라서 더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일명 퐁당퐁당, 일주일에 두 번을 연속해서 쉬지 않고 하루 건너 하루 쉬는 것. 나는 퐁당퐁당도 괜찮았다. 그렇게 하면 쉬는 날도 길지 않고 복귀할 때도 공백이 적기 때문. 지난 알바들을 생각해 보면 주말 이틀 알바, 평일 중 이틀 알바 정도였는데. 5일을 잊고 살다가 이틀만 일해도 괜찮았다. 그때는 일과 사람이 그만큼 편했다는 뜻이다.
스타벅스는 어떤가… 괜찮은 사람들과 괜찮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생각하면 숨이 막히는 사람도 있고, 생각하면 긴장이 풀리는 사람이 함께 있다. 후자 덕에 아직까지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보며 웃어주고, 내가 괜찮은지 물어주었던 사람들 덕분에.
결국은 사람을 보고 일하게 된다. 내겐 일보다 사람이 훠얼씬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지독하게 최악인 일이 아니고서야… 그러나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결국은 하늘의 일이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만날 사람들. 나를 둘러싼 사람들 속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두터운 설렘과 조금의 두려움으로 사람과 사람을 대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