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드 Jul 03. 2023

"체험학습 한 번도 안내면 친구들에게 놀림받아요! "

베트남 다낭, 바나힐 테마파크

바나힐 테마파크 케이블카                                          


나이는 많아야 초등학교 5, 6학년으로 보이는 사내아이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말을 잘 건넵니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흔히, 붙임성 있다고 하죠.


그 사내아이 덕분에, 어른들도 쉽게 대화의 물고를 트게 되었죠.


"넌, 여기 베트남에 자주 오니?"

"아뇨, 지금 처음이에요. 비행기도 처음 타봤는걸요!"

아이는 높은 산을 끝없이 올리가는 케이블카가 신기한지 연신 감탄사를 남발합니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저희는 지금, 바나힐 테마파크에 가기 위해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보통은 일행끼리 타는데, 사람이 많아서인지 이번엔  다른 가족과 함께 타게 되었지요.


서로 앞에 마주 보고 앉은 두 가족. 구성원이 똑같습니다. 아빠,  엄마, 아들, 딸 4명의 구성원. 굳이 다른 것이 있다면 딱 15년 정도의 나이차?


"가족이 이렇게 함께 여행 다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아이 아빠가 제게 말을 걸어옵니다. 자기들은 이번이 해외여행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다낭에 온 계기가 아이 때문이죠. 요즘 학교에서는 체험학습 안 내본 아이는, 친구들에게 놀림받는 다네요."


이번엔 아이 엄마가 말을 잇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해외여행 자주 다녀서 체험학습도 내는데, 우리 아이는 한 번도 내본 적 없어요. 아이들 소원이 비행기 타고 외국여행하는 거라고  얼마나 저희를 조르던지~"


"형아는 외국 많이 다녀봤어요? 나는 처음이에요!"


사내아이가 수염 가득한 큰 형에게 말을 건넵니다. 그러자 어깨를 으쓱하며 하는 말.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홍콩에 가봤지! 너도 이제 시작이야. 앞으로 자주 비행기 탈걸?"


그리고 사내아이에게 귓속 말로 얘기합니다.


"이젠 어른들하고 다니는 건 재미없어! 너도 친구들하고 다닐 날이 머지않았다. 하하!"


그렇습니다. 사실 다 큰 아들과 베트남에 온건, 곧 입대하기 때문이죠.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그래서 추억을 만들고자 온 가족이 함께 온 것이지요.




이곳 바나힐 테마파크는,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 프랑스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한 별장을 지어, 휴양지로 이용했던 곳입니다. 그 옛날, 산 꼭대기에 어떻게 건물을 지었을지, 고생한 사람들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이랬던 곳이 새롭게 개발되었습니다. 현재는 해발 1,487m 정상에 유럽풍 성당과 광장, 건축물들이 아기자기하게 지어져 있으며, 놀이공원에 걸맞게 어트랙션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작년 겨울에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날씨가 추웠는데. 이번에 더울 것 같습니다. 케이블카가 정상에 다가가는데도 더운 걸 보니 알겠더군요.



골든브릿지


바나힐에 올라가는 케이블카의 루트는 여럿입니다. 이번에 저희는 '골든브리지'쪽으로 바로 올라왔습니다.


정상에 도착할 때쯤, 저희는 그 가족에게 그나마 한번 와봤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갈만한 곳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식사가 마땅치 않으면 롯데리아에 가보라고 얘기하였습니다. 신기하게 밥도 판다고.


지하에는 놀이 시설이 있으니, 아이들이 좋아할 거라는 얘기도 해주었죠.


마침내, 20분 정도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그들과 헤어졌습니다. 3월의 바나힐은 참 덥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희도 아이들 체험학습을 내본 적이 별로 없네요. 큰아이는 한 번도  없었고, 둘째  아이가 이번에 처음이네요.



아내가 딸에게 물었습니다.


"너도 체험학습 못 내서 놀림받았니?"


"엄마! 내가 얘기했잖아! 친구들은 돌아가며, 금요일마다 체험학습 내고 여행 다닌다고! 부러웠지 뭐!"



딸아이 뒷모습



리 때는 학교 빠지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아파도 학교에 갔었는데 말이죠.


엄마들은 이렇게 얘기하죠. "너무 아프면 양호실 가고! 개근상은 타야지!"


근면이 최고라고 믿었던 시절. 세상 참.




https://youtu.be/nU6Wc2S-jeM

작가의 이전글 미케 비치에서 만난 부부, 그들이 사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