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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Jun 25. 2022

수상한 중고상점

수수께끼와 인간관계, 그리고 따스한 거짓말!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6.25 전쟁일, 회사 잠시 출근해 밀린 일을 마무리하고, 오후에 '수상한 중고상점'을 읽었다.

수상한 중고상점은 힐링 드라마와 가벼운 반전이 섞인 추리물의 '퓨전 소설' 정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갖가지 사연이 담긴 물건들이 거래되는 이곳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공식적인 점장인 가사사기가 - 스스로 밝히지도 않은 - 손님들의 고민을 해결하겠다며 오지랖을 부리면, 동업자인 히구라시는 나름의 명쾌한 추리력으로 이를 수습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 책의 에피소드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따스한 관심'과 '친절한 거짓말' 정도가 될 것 같다.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이 일으키는 소소한 사건들에 정의감 넘치는 가사사기가 약간은 어설픈 추리로 뛰어들면, 히구라시가 나름의 통찰력으로 남몰래 문제를 해결하고, '공'을 돌리는 형태이다. 

'수상한 중고상점'에서는 진정한 악당이나 빼어난 탐정은 등장하지 않는다. 나름의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고만고만한 사람들과, 그들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귀를 기울이는 친절한 이들이 있을 뿐이다. 특히 탐정 역할을 수행하는 '약간은 무언가 부족한' 역량의 주인공들은 우리와 닮은 꼴이기도 하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실 사회에서 중고품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고객들을 맴돌며 은밀한 개인사를 들쳐내는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법적 책임을 지거나, 혹은 사적 보복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을 것이다. 

무겁지 않은 주제에 문장도 술술 읽히고, 나름의 반전과 여운도 있다. 휴일이나 출퇴근길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수상한중고상점 #미치오슈스케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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