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산톡톡 Jul 09. 2022

추억 수리 공장

미카엘 엔데의 '모모'를 기억하는 분들께 권할 만한 소설!

요즘은 제법 바쁜 시기라 주말마다 반나절 정도 회사에서 업무를 보게 된다. 오늘도 오전에 급한 업무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 머리맡에서 '추억 수리 공장'을 읽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로듀서 이시이 도모히코의 장편소설 '추억 수리 공장'은 미카엘 엔데의 '모모'를 인상 깊게 읽었던 분들께는 권할 만한 책이다. '추억 수리 공장'은 판타지의 외양을 띄고 있지만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다. 소박하지만 강렬하고, 잔잔하지만 예리한 주제의식으로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모모'와 닮은 꼴이다. 심지어 무시무시한 검은 인간들로부터 '행복한 추억'을 지켜내는 주인공 소녀의 활약은 시간 도둑으로부터 귀중한 '인간의 시간'을 되찾는 모모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모모처럼 소설도 재미있다. 솜씨 좋은 장인 할아버지를 둔 주인공 소녀 피피는 다양한 존재의 크고 작은 도움, 그리고 담대한 용기와 영특한 재치로 사람들의 추억을 빼앗아 이른바 '스마트시티'를 세우려는 무시무시한 검은 무리에게서 시계탑을 지켜 낸다. 이 책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혁신'과 '변화'라는 그럴듯한 단어로 치장된 '새로운 것'들도,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을 만들지 못한다면, 언젠가 우리들도 '소외'시킬 것이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한 문장을 더한다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크고 거창한 것이 건물이나 전자기기가 아닌, 좋은 사람들과 만드는 소박하지만 행복한 '추억'이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작가의 이력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문장을 읽다 보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환상적인 공간이 그려질 만큼 묘사가 빼어나다. 또한 술술 읽히고 재미도 있다. 한여름 더위로 지친 심신을 잠시나마 달래주기에 제격인 책!

#독서노트 #추억수리공장 #김영사 #미카엘엔데 #이시이도모히코 #모모

작가의 이전글 수상한 중고상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