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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Jun 21. 2020

손자병법

시공을 초월한 전쟁론의 고전



어느덧 거실의 선풍기가 고맙게만 느껴지는 6월의 셋째 주 주말 새벽, '손자병법' 완역본을 읽었다.


이 책에서 손자는 병법이란 속이는 '이치'라 하였고, 전쟁이란 모략으로 공격하는 '모공'이 중요하며, 성벽을 공격하는 공석은 병법 가운데 '최하책'이라고 이야기한다. 손자는 무엇보다도 신중한 전쟁을 주문하면서 전쟁은 일종의 필요악이라는 점을 늘 주지시켰으며, 만약 전쟁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라는 입장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하여야 한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현실론자였던 것이다.


6,200자로 쓰인 이 책은, 전쟁의 원리를 넘어 인간의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적어도 손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다수의 라이벌을 상대로 살아남는 법이다. 싸워서 이기는 것을 넘어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동시에 알려준다. 공격보다는 방어가 우선이지만, '필승'도 중요하지만 지지 않는 '불패'도 중요하다. 손자가 강조한 지도자의 자질인 지, 인, 용, 신, 엄은 오늘날의 지도자에게도 필요한 덕목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는 도덕과 명분을 앞세우다가 허망하게 패배한 사례도 나온다. 일상과 전시의 '상식'은 다를 수밖에 없고, 이를 혼돈하면 남는 것은 비참한 패배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물론 당시와 지금의 시대상은 다르다. 춘추전국 시대에 쓰인 손자병법은 '고전답게' 읽어야 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권모술수의 측면을 우리의 '삶'이나 '경영'에 무리하게 연결 짓는 것은 위험하다. 그럼에도 이천여 년 전의 고전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읽은 휴머니스트 출간본은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다. 원본에 충실하고자 한 노력은 인정하지만 번역체 특유의 문장과 단어가 한 번에 읽히지 않는다. 손자병법에 관심이 있다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쉽게 쓰인 책들을 선택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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