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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Aug 29. 2020

별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미술관 우주!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의 공포로, 경험해보지 못한 대한민국의 하루하루를 맞고 있는 8월의 마지막 주말 아침, '별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을 읽었다.

'별 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미술관이자, 가장 크고 놀라운 과학관인 우주를 다룬 책이다. '별은 왜 반짝일까'라는 작은 물음에서 시작해, 태양계, 변광성, 성단, 성운, 우리은하, 별의 일생, 블랙홀 등, 천문우주 분야를 아우르는 스무 개의 주제를 다양한 사진과 알기 쉬운 논리로 풀어낸다. 중간중간 꽤나 어려운 물리, 화학, 기하학적인 설명도 있지만, 신화와 전설, 역사와 예술이 담긴 '우주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면이 있다. '코스모스'보다는 좀 더 교육용에 가깝고, 실용적이며 친절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밤하늘의 별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군 복무 시절이었다. 내가 근무한 강원도 황병산은 1407m 고지에 위치한, 대한민국에서 2번째로 높은 부대였다. 아침이면 흘러가는 구름을 발아래로 내려다보았고, 3~4 월까지 눈 구경은 실컷 할 수 있었다. 고지라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여름이 덥지 않았고, 파리와 모기와 같은 해충이 없었다는 장점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밤 하늘 위로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의 향연은 내게 하나의 '충격'이었다. 그래서 상병을 달고, 군 생활에 여유가 생긴 후에는 별자리를 다룬 서적을 가져와 하늘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별들을 관측하기 용이한 계절은 겨울이었다. 검은 하늘에 박힌 별자리들이 품은 전설과 이야기는 무한하고 다양했다. 오리온좌와 전갈좌의 천적관계, 거꾸로 매달린 카시오페이아를 비롯해 쌍둥이, 물병, 천칭, 큰 곰, 작은 곰 등 수많은 별자리들이 밤하늘을 조화롭게 맴돌고 있었다. 특히 밤하늘에 유성우가 쏟아지는 우주쇼를 육안으로 보았을 때는 얼마나 신비로웠는지 ...

나름대로 과학과 문명의 세례를 받은 나도 이렇게 놀라운 뿐인데, 고대와 중세인들은 밤하늘의 별들을 보고 얼마나 큰 경이로움을 느꼈을까. 두근거리는 가슴에 큰 기쁨을 누렸던 것도 이십 년이 지났다.

요즘에는 다시 한번 밤하늘의 별들에 관심이 간다. 짧아도 백만 년 길게는 수십, 수백억 년 단위는 훌쩍 넘어가는 별들의 일생에 비하면 사람의 생은 참으로 덧없다. 그래서 이루어 놓은 것 없는 민초들의 삶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살았다면 '괜찮다'라는 위안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도 망망대해의 바닷가에서도, 깊은 숲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밤하늘의 길잡이인 '별자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절실한 것 같다.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분들이 '별자리'의 위치를 자처하고 있지만 ... 그래서 더욱 혼란스러운 시대인 것 같다. 아무쪼록 높으신 분들이 서민들의 고충을 헤아려 좋은 시대로 이끌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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