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는 모든 언론홍보 활동의 기본이자 첫걸음이다.보도자료를 통해 홍보담당자는 언론과 교감한다. 보도자료를 통해 좋은 기사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우리 회사와 관련된 이미지와 정보들이 생겨난다. 보도자료를 잘 쓰지 못하는 홍보 담당자도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잘 쓰는 사람이 조직에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좋은 보도자료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없다. 상황에 따라 다르니까.
회사, 업계 그리고 출입기자들의 성향에 맞추어 찾아나가야 한다.
기사는 기자님이 쓰시는 것이다. 보도자료는 이에 대한 참고자료다. 홍보 담당자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메시지와 매체를 스스로 선택하는 광고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설득력 있는 자료를 쓰고, 언론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이른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라고나 할까.
멋들어진 문구와 인포그래픽을 곁들인 장황한 문서도 육하원칙이 결여됐거나 정확한 팩트를 담고 있지 못하면 좋은 피드백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하는 3~4 단락 분량의 참고자료라고 해도 눈에 확 들어오는 팩트와 구체적인 수치가 함께 한다면 당당히 좋은 기사의 일부로 거듭날 수 있다.
물론 상당수 기자님들은 그냥 써 주시는 경우도 많다. 회사와의 신뢰가 있고, 또한 홍보부서 및 담당자와의 유대를 믿고 인용해 주시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만족하면 안 된다. 그 정도는 전략/기획 등 타 부서 담당자도 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백 개의 자료를 받는 기자들은 나름의 기준을 갖고 판단을 한다. 빈약한 보도자료가 반복되면 실추되는 것은 회사의 이미지다.
선배들 이야기에 따르면 기존 보도자료를 복사해서 쓰다가, 날짜까지 그대로 넣어 보내는 바람에 빈축을 산 사례도 전설처럼 남아 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자랑스러워해서는 안된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그만큼 , 홍보담당자는 좋은 보도자료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추해야 한다.
신입사원 시절, 대행사에서 온 선배가 계셨다.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셨던 그분은 서체, 줄 간격, 스타일 등 눈에 보이는 조화를 대단히 중시하셨다. 사명 앞에는 '가장 탁월한 OO기업 OOO社' 식의 슬로건을 반복해서 사용하고, 자료 말미에는 참고자료/회사 소개(요약)/예상 Q&A까지 붙일 것을 요구하셨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품이 많이 들었다.
얼마 후, 언론사에서 선배가 오셨다. 그분은 빨간펜을 들고 명확하지 않은 팩트와 추상적인 수식어들을 모조리 지워 버리곤 하셨다. 그야말로 명확한 팩트 그 자체만 남길 것을 요구했다. 줄이고 나니 기사 그 자체가 되었다. 역시 많은 것을 배웠지만, A4 반 페이지를 채우기도 힘들어졌다. 너무 골격만 남기다 보니까 앙상한 자료를 보내면 어떻게 하냐고 투덜거리며, 추가 취재를 하는 기자님들을 대응하는 것이 때로는 일이었다.
돌이켜 보니 두 분은 나름의 환경에서 축적해온 내공과 솔루션을 갖고 있었고, 그것들은 모두 정답이었다. 그리고 나도 나름의 방식을 찾아나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책자나 인터넷 상에 워낙 좋은 가이드라인이 많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좋은 보도자료들이 넘쳐난다.
특히 시간이 될 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의 보도자료 게시판(http://www.korea.kr/news/pressReleaseList.do) 을 둘러볼 것을 권하고 싶다. 해당 게시판은 대한민국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의 보도자료를 모아 놓은 곳이다. 공공영역의 보도자료는 일반 기업과는 현격히 다르지만, 그럼에도 '시스템'을 갖춘 조직이 만드는 내실 있는 자료들이 많은 만큼,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팁을 드린다면 구체성, 독자중심, 사후 서비스를 말씀드리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도자료는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구체적이라고 함은, 육하원칙을 기본으로 구체적인 이벤트와 수치 등 실체가 담겨야 것이다.
모든 보도자료는 육하원칙에 근거해야 한다. 풀어 말하면, 주인공(주로 회사나 임직원이 될 것이다)과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일어나는 장소와 시간대가 있을 것이다. 이벤트를 개최하는 이유나 목적도 있어야 한다. 기자님의 수고를 줄이기 위해 관계자의 멘트도 들어가면 좋겠다.
최고, 탁월, 훌륭한 등의 추상적인 수식어보다는 구체적인 수치가 적절히 사용될 때 자료의 질은 높아진다.
획기적으로 매출이 늘었다 보다는 지난해 대비 OO.O% 상승했다는 표현이, 대규모 채용 효과가 기대된다 보다는 O, OOO 명의 지역인재 채용 효과가 예상된다가 좋다. 1등이라는 표현은 조심해서 써야 한다. 만약에 쓴다면 1등과 2등의 차이를 수치 및 퍼센트 등으로 명기해 주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독자 중심의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도자료는 홍보담당자가 쓰지만, 결국 기사는 기자가 완성하는 것이다. 기자도 독자를 의식하고 기사를 쓴다. 당연히 첫 번째는 기자 눈에 들어야 하고, 다음으로는 독자에게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
보도자료는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기술 및 전문 용어도 이해하기 쉬운 대체 단어를 찾거나 풀어쓰는 것이 독자에 대한 예의다. 정말 어려우면 주석을 다는 것도 방법이다. 외국어 단어 및 이름은 한국어 발음을 병기해 주는 것이 좋다.
수치 같은 것도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면 더욱 빛이 난다. 예를 들어, 'OO사가 이번에 개발한 OOO 제품은 순도 OO.OOOO%의 고순도를 자랑한다.'는 식의 문장은 대단해 보이지만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이렇게 쓰면 어떨까, 'OO사가 개발에 성공한 OOO 제품은 순도 OO.OOOO%의 고순도를 자랑한다. 이는 상암 축구경기장 OOO개를 붙여 놓은 공간에 작은 먼지 한 톨도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독자 중심으로 자꾸 생각하다 보면 보도자료의 수준은 점차 좋아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보도자료 배포 이후이다.
좋은 홍보 담당자는 '사후 서비스'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자료 배포 후 회의에 들어가거나, 바로 외근을 나가는 것은 취재기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걸려오는 전화는 모두 받아야 한다. 예상 질문을 미리 생각하고, 전화 문의 등이 있을 시, 자신감 있게 대답해야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혹시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확인해 주는 것이 좋다. 공개가 곤란한 사안이라면, 정확히 이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이외에도 이슈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전에 실무부서와 협의해 전화 인터뷰 대상 정도는 구해 놓는 것이 좋다.
자료 배포는 가급적 오전 8시 30분 전후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내용이라면 이메일 배포 후 문자나 메신저 등으로 간략히 개요를 전달하자.
정말 괜찮은 아이템이라는 확신이 들면 전화를 돌려도 된다.
기자님들도 좋은 취재거리에 목마른 사람들이니까.
사족을 달자면 '글쓰기 역량' 때문에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전해드리고 싶다. 보도자료는 '실용적 글쓰기'다. 독창적 상상력과 재능이 중요한 '문학적 글쓰기'와 달리 훈련하면 나아진다. 특히 상당수의 보도자료는 어느 정도 패턴과 유형이 있기 때문에 수차례 쓰다 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그럼에도 부담이 된다면, 문장을 짧게 쓰는 습관을 들여 보자. 그것 만으로도 글쓰기가 한결 쉬워진다.
그리고 역으로 생각해 보자. 기사는 결국 기자님이 쓰는 것이다. 풀어 말하면 미려한 문장보다는 눈에 들어오는 좋은 콘텐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보도자료다. 하지만 어떤 홍보담당자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것이 좋은 보도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