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산톡톡 Jan 16. 2022

불편한 편의점

고단한 이들의 삶을 위로하는 공간!


높으신 분의 중동 순방이 주목받고 있는 1월 중순의 주말, '불편한 편의점'을 읽었다.

'불편한 편의점'은 청파동 골목 모퉁이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의 삶의 속내와 희로애락을 그려낸 작품이다.

평생 교직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임한 편의점 사장 염 여사,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매일 밤 라면과 소주로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글이 써지지 않는 30대 희곡작가 인경,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주인공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곽 등 나름의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인물들이 서로 부대끼며, 때로는 웃음을 어느 순간 눈시울을 붉어지게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그러나 가장 큰 반전은 바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덩치 크고 아둔해 보이는 주인공 '독고'에게 있는데~.

이 이야기의 주제는 '사연 없는 삶은 없다' 정도가 될 것 같다. 덧붙인다면, '이해와 공감만큼 큰 위로는 없다'가 될 것 같다.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마음속 상처는 사라질 수 없고, 최저시급 언저리에 있는, 쇠락해가는 편의점에서 삶의 빈곤함을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서로를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내는 위로와 힘이 된다.

마지막으로, 편의점은 목적이 정주하는 공간이 아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물건을 사면 떠나야 하고, 종업원도 출근을 하면 퇴근해야 한다. 사장 또한 언젠가는 점포를 매각할 순간이 다가올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과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각가의 '기억'으로 모두의 마음속에 남게 마련이다. 

그것은 회사원인 내게도 마찬가지다. 나도 가끔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어떤 이야기를 남기게 될지 때로는 궁금해진다. 

킥킥거리며 웃으며 읽다가도, 콧등이 시큰해지는 감정의 여운을 느끼게 되는 좋은 소설이다. 출퇴근길에 가볍게 읽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

#독서노트 #불편한편의점 #김호연 #나무옆의자

작가의 이전글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