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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Jan 15. 2022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우리 이웃의 소박한 슈퍼히어로들!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한 2022년의 두 번째 주말,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를 읽었다.

제목에부터 강렬한 풍자 의식이 느껴지는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는 장강명, 임태운, 구병모, 김보영, 듀나, 곽재식, 이수현, DCDC 등 주목받는 작가 8인이 참여한 SF 단편집이다.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에서도 역시 히어로가 등장한다. 히어로는 마땅히 빌런과 싸워야 한다. 그러나 방식은 달라졌다. 영웅이 필요할 때면, 흡사 퀵 서비스를 부르는 것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해 '호출'하면 된다. 다수의 히어로들은 서로 협력하면서도 경쟁하는 관계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사회인으로서 고달픈 일상과 사회적 모순, 그리고 이질적인 것에 대한 혐오도 고스란히 견뎌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그들이 히어로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유는 인류애나 시대적 사명감이 아니다. 인기순위, 호출률, 팬덤 규모 등에서 오는 묘한 우월감이다. 그래서 그들은 튀는 복장을 입고, 그럴듯한 별호를 사용하며, 유난스러운 구호를 복창한다. 자본주의 시대의 히어로라는 것이 그렇게 소비되는 존재인 것이다.

이외의 작품 '알골', '저격수와 감적수의 관계', '웨이큰', '영웅도전', '캘리번', '주폭천사괄라전', '로그스 갤러리', '종로' 모두 나름의 주제의식을 담은 참신한 작품이고,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이십여 년 전 학생 시절, 신촌, 신림 등에서, 이제는 사라진 하이텔 SF 동호회의 정기모임을 하던 것이 기억난다. 워낙 모이는 인원이 소수였는데, 장강명 작가님, 이수현 작가님 등과도 차 한잔 마시며 SF를 주제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것이 기억이 난다. 나는 지극히 서민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한때마다 알던 분들이 이렇게 저명한 소설가, 번역작가로 성장하신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응원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간만에 옛 추억을 되새기며 즐겁게 읽은 단편집. SF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할 만하다!

#독서노트 #근방에히어로가너무많사오니 #SF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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