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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Feb 05. 2022

스노볼 드라이브

녹지 않는 눈, 결국은 사람이 희망이다!

설 연휴를 마무리하는, 아쉽기만 한 2월의 첫 번째 토요일 아침 '스노볼 드라이브'를 읽었다.

'스노볼 드라이브'는 희망이 없는 세상인 디스토피아(Dystopia)를 그린 SF 소설 정도가 될 것 같다. 어느 날 세상에는 피부에 닳자마자 발진을 일으키고, 태우지 않으면 녹지 않는 '방부제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한창 생기발랄해야 할 10대의 아이들은 눈 아래의 음울한 세상에서 성인이 되어 버린다.

이런 세상 따위는 망해버리면 좋겠다고 중얼거리던 아이들도 그것이 현실이 되자, 막막한 삶에 직면한다. 모두 무너진 것 같은 세상에도 기존의 사회 체계는 그럭저럭 작동하며, 기성세대는 여전히 이기적이다. 역설적이게도 절망이 짙을수록, 살아야 한다는 열망도 강해진다. 갈 곳이 사라진 아이들은 먹고살기 위해 눈을 수거하고 태우는 센터에서 희망 없는 노동을 이어간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와 믿음이 작은 희망이 된다.

소설에서 절망한 사람들은 방부제 눈 속에 뛰어든다. 그리고 수분을 모두 흡수당한 '박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유대로 맺어진 두 주인공은 사라진 이모와 아직도 존재한다는 포도 농장을 찾아 떠난다.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일까? '도망조차 칠 수 없는 희망 없는 세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라고 생각해 본다. 이에 대한 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와 믿음', 그리고 '팔을 뻗어 손을 잡아주고 함께 나아가는 용기' 정도가 될 것 같다.

배경은 무겁지만 주제는 희망적이다. 문장도 가볍게 술술 읽힌다. SF, 판타지, 성장 소설 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권할 만하다.

#독서노트 #스노볼드라이브 #조예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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