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먼지
안녕하세요, 먼지입니다. 곧 3월이네요. 언제까지고 지나갈 것 같지 않던 추운 겨울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더 추웠던 것 같아요. 길었던 밤은 조금씩 짧아지고 있지만, 아직 바람이 매서워 두꺼운 옷을 여며야 합니다.
2월은 봄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어릴 땐 매년 새 학기를 준비하느라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보냈던 시기이기도 하죠. 새 필기구를 사고, 새 노트를 사고, 반 배정을 기다리고. 그래서인지 저는 아직도 한 해의 본격적인 시작은 3월 같아요.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설레는 마음으로 독자분들을 뵙고 싶습니다. 독자분들에게 2월은 어떤 의미인가요?
지난 <Robbers & Lovers> 창간 호에서는 연말과 연초에 해볼 만한 것들에 대해 다뤘는데요. 이번 호에는 꽃이 발화(發花)하고 새로운 출발(出發)을 하는 봄이라는 계절에 맞게, <發(발)>이라는 주제로 9편의 글을 엮어냈습니다.
가장 먼저 <꽃이 필 봄을 앞두고>입니다. 온갖 꽃이 발화(發花)하는 계절을 맞아,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에디터 콜리가 플라워 원데이 클래스 체험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봄에는 직접 꽃다발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니면 콜리가 추천한 꽃의 이름을 기억해두셨다, 마음에 드는 꽃집에 가서 '이 꽃 한 송이 넣어주세요!' 해보셔도 좋고요.
힙한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을 구경하다 이런 감각 탐난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시다면, <디자인 비전공자의 무작정 실습기>도 좋겠어요. 에디터 일영이 시각디자인 능력자들의 디자인 능력을 슬쩍 훔쳤거든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잖아요. 이 글을 읽고 내 안에 숨겨진 디자인 감각을 발(發)해볼까요?
발간(發刊)된 책은 독자에게 발견(發見)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서점에서 보내는데요. 자신만의 취향이 담뿍 담긴 공간을 만들어 독자와 책을 이어주는 곳이 있어요. 독립서점이에요. 독립서점이 좋아 일일 책방지기까지 하게 된 에디터 하레의 이야기. <발간과 발견 사이, 독립서점>이 준비되어 있어요. 따뜻한 봄엔 독립서점에 한번 발걸음 해봐요.
이번호의 주제가 '발'인데, 그렇다면 발로 뛰는 걸 빼놓을 순 없겠죠. 러너(Runner)들이 가진 건강한 에너지가 부러웠던 에디터 먼지가 겨울 러닝에 도전했어요. 저질 체력을 이겨내고 겨울 러너 되기에 과연 성공했을지, 아님 매서운 추위에 굴복했을지. 궁금하시다면 <겨울에, 달리다>를 읽어보세요.
이번 호에도 역시 무언가를 잔뜩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글이 준비되어 있어요.
유독 어떤 나라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근 2년간은 해외여행 한 번 다녀오는 게 너무도 힘들어졌잖아요, 이들에겐 아마 더욱 힘든 시간이었을 거예요. <인천발(發) 국제선 비행기를 그리워하며>에서는 뉴욕, 런던, 삿포로에 깊은 추억과 향수를 가진 이들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주변에 간혹 어쩐지 좀 마이너한 취향을 가진 친구가 있지 않나요? 똑같은 드라마를 봐도 늘 서브에 꽂히는 친구, 꼭 안 유명한 신인 아이돌만을 파는 친구, 이름도 모를 무언가에 흠뻑 빠져있어 아는 체하기도 어려운 친구, 좋아하던 그룹이 유명해지면 마음이 식는다는 친구. 우리는 이들을 '마이너잡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대체 이들은 어디에서 자신의 취향을 발굴(發掘)해내는 걸까요? <마이너 덕질 최강자전>을 주목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전화에 대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담은 <전화에 대한 단상>, 그리고 아이유와 백예린의 가사와 이야기를 재구성한 <아이유와 백예린의 노랫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설레고 긴장되는 2월과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3월에,
저희의 글이 여러분의 새로운 취향을 발(發)하게 해 드리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