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지브리를 그리는 작곡가, 히사이시 조

에디터 일영

by 로버스앤러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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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와 작화만으로도 이미 훌륭하지만 여기에 지브리만의 밝지만 슬픈 감성을 한층 더해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 것이다. 인생의 회전목마, 바다가 보이는 마을, 나우시카 진혼곡, 언제나 몇 번이라도까지 작품 고유의 분위기를 절묘하게 잡아내는 선율은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일본의 음악가, 작곡가, 지휘자이자 영화음악의 거장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애정을 갖고 들어 온 냐옹나옹씨와 대화를 나눴다.


여는 질문입니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 세 가지는?

판타지, 일본 하면 탁 떠오르는, 지브리.


히사이시 조의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 있을까요?

‘썸머(<기쿠지로의 여름> OST)’를 가장 좋아해요. 제가 피아노를 7년 배워서 연주도 할 수 있고 잘 아는 편이에요.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인생의 회전목마’도 좋아하고요. 히사이시 조와 류이치 사카모토, 일본 음악의 양대산맥 둘 다 좋아해요.


원래 클래식을 좋아하는 편이신가요?

클래식 자체를 즐긴다기보다는 피아노를 배우면서 피아노곡을 좋아하게 됐어요. 이루마 같은 작곡가의 음악도 그렇고, 피아노곡으로 유명한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음악만 들었으면 그렇게 끌리지 않았을 텐데 음악을 들으면 영화가 바로 떠오르잖아요. 저는 지브리 영화를 다 봤거든요. 영화와 결부돼서 더 애정이 가요.


이어지는 질문인데요, 영화에서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역할이 정말 큰 것 같아요. 음악과 스토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잖아요. 지브리도 그렇지만 영화 <스타 이즈 본>에서 레이디 가가의 노래 ‘Shallow’나 <탑 건>의 ‘I Ain’t Worried’, <타이타닉>의 음악도 그렇고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살려주는 역할을 하니까요. 어릴 때는 이런 생각이 없었는데 음악의 역할이 참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 중 특히 히사이시 조의 음악 덕분에 더욱 풍부해졌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나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인생은 회전목마’ 요. 첫 장면이 “한참 찾았잖아”라고 하면서 시작하는데, 소피가 미래에서 기다려 달라고 하는 장면과 이어져서 정말 돌고 도는 회전목마처럼 느껴지잖아요. 음악이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들고 의미를 더해주는 것 같아요.


미야자키 하야오는 히사이시 조에게 ‘인생의 회전목마’를 의뢰할 당시 이런 부탁을 했다. “소피는 18살이었다가 갑자기 90살이 되어 버립니다.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완전히 변해버리고 말죠. 그러니 관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음악만큼은 하나의 테마를 일관성 있게 가져갔으며 합니다.” 이런 요구에 따라 히사이시조는 영화 전체의 음악을 ‘인생의 회전목마’의 왈츠 테마에 의한 변주곡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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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멜로디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저는 어떤 장면에선 따뜻하게, 또 다른 장면에선 구슬프게 들리는 강한 선율을 만들어 영화 전체를 밀고 나간다. 그런 부분에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
- 히사이시조 인터뷰 중 -



히사이시 조는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품이 아니면 참여하지 않겠다며 많은 작품을 거절해 왔는데요, 지브리 작품들과 히사이시 조 음악의 시너지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히사이시 조가 지브리의 감성을 잘 살린다고는 생각하는데, 문득 생각이 든 게 ‘히사이시 조도 지브리 영화 덕분에 더 유명해진 게 아닐까?’ 싶어요. 다른 사람이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히사이시 조가 영화를 더 살렸다고 평가해서 우리가 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요?


냐옹나옹씨는 어느 정도 음악적 베이스가 있으시다고 봐도 될까요? 그런 지식이 없는 사람이 클래식을 즐기는 방법이 있을지 궁금해요.

대학에서 영화음악 관련 과목을 듣고 피아노를 7년 배웠어요. 영화음악 과목을 들을 때도 ‘이런 게 음악이야?’ 싶은 음악들이 있었는데 그 작곡가가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나 그 음악을 만들게 된 배경 같은 지식을 알고 나니까 다르게 들리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음악을 알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식이 되는 것 같아요.

류이치 사카모토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비슷한데요. 가장 유명한 노래가 ‘Merry Christmas Mr.Lawrence’인데, 그 노래를 베이스로 랩을 한 음악을 먼저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그 음악이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이란 걸 알게 되면서 더 좋아졌거든요. 그런 스토리를 알게 되고 의미가 부여되면서 좋아지게 되는 거죠.


‘Merry Christmas Mr.Lawrence’는 류이치 사카모토가 처음으로 맡은 영화 음악으로 1983년 발표한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의 OST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자와 섬의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극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상극을 그린 휴먼드라마이다. 테마곡이 영화보다 유명해져 영화나 류이치 사카모토를 몰라도 이 노래는 아는 사람이 많을 정도이다.


어떤 상황에서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듣는 걸 추천하시나요?

공부할 때요. 유튜브에도 히사이시조 플레이리스트는 공부할 때 듣는 노래로 많이 올라와 있거든요. 가사가 없기도 하고, 피아노 버전도 있고 오르골 버전도 있어서 공부할 때 들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세상에는 딱 두 가지 종류의 음악이 있다. 좋은 음악과 그렇지 않은 음악이다. 좋은 음악은 심플한 것이다. 아름다운 음악은 악보도 아름답다. 악보에도 스토리가 있는데, 딱 보는 순간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런 악보를 계속 쓰고 싶다.” - 히사이시조 인터뷰 중 -


마지막 질문입니다. 냐옹나옹씨가 따라 하고 싶은 취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니치향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요. 향이 독특하게 기억이 남아서요. 그리고 위스키나 전통주를 잘 아는 것도요.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4902664#home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574855&memberNo=1216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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