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필요 하십니까? 얼마던지 가능합니다. 뒷일은 그대가 책임진다면...
21세기가 시작하는 시점이되던 2000년 전세계는 미국에서 시작된 닷컴 버블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던 미국과 전세계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닷컴 버블의 붕괴로 시작된 미국 경제의 몰락은 더욱 강력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강화되었는데 그것은 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의 9.11 테러 공격이었다. 미국은 닷컴 버블의 붕괴로 시작된 경제적 위기 상황을 알카에다 공격등을 구실로한 군사력 증강에 쏟아 붇기 시작했고, 경기 침체에 빠지기 시작하는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국민들의 소비를 권장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놀라운 행동 경제학적 기계가 사용되었는데, 현금을 사용하는 것 보다 자신이 얼마나 돈을 쓰는지 모르도록 만드는 기법인 신용카드와 빚이 사용됐다. 하지만 당시 대다수의 미국 국민들은 신용 카드로 돈을 쓰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은행을 통해 빚을 내기에도 한계가 있는 자산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등장 한 것이 정부 보증이 제공되는 주택 융자 정책이었다. 주택 가격이 일반 소득자들이 구매하기 힘든 수준에 머무르고 있자, 이를 정부가 보증을 서서 빌려주겠다는 의미였다. (얼마전까지 전 정부 경제 정책아래 많이 듣고 있는 이야기이다. 돈 빌려줄 태니 집사라~~)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은 자신들이 집을 가진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현상을 목격했다. 여기에 경기 부흥을 위해 연례 없는 기준 금리 인하는 은행 이자율의 지속적인 하락을 가지고 왔고, 이자률 인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융자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다시 시장에서 집값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이끌어 냈으며, 사람들을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는 집값을 보면서 새로운 융자를 얻어 생활비를 충당해도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단지 미국만이 아닌 전세계에 걸쳐 확산되었고, 전세계 어디나 아파트와 집을 짓는 현장이 붐을 이루고 있었고, 이를 위한 금융 기관들간에 거래는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필자 본인 역시 이 시기에 해외에 살면서 부동산을 구입하고 팔면서 나름대로 돈을 버는 경험도 가질 수 있었고, 가지고 있는 집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가지고 은행을 갈아 타면서 더 큰 융자를 얻어 생활비에 충당하는 생활을 즐겨왔다. 몇몇 사람들은 이와 같은 생활과 소비의 증가가 경제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보내기도 했지만 (뉴질랜드와 호주 중앙 은행들은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소비를 늦추고자 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나 역시 그랬다.) 전 세계 어디나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왔고, 누가 건물을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아 돈을 벌었다는 스토리가 넘쳐났다. 모두가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했고, 부동산 투자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환상에 젖어가고 있었다. 이런 환상은 금융계에도 만연해 적어도 땅을 담보로 가지는 이상 돈을 잃지는 않는다는 생각들이 가득했고, 단 반년도 안되는 사이에 400만불짜리 골프장 부지가 1200만불짜리로 팔려나가도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문제는 이와 같은 부의 확산과 부동산 시장의 활황이 실제 사람들의 경제력을 올려 주었는가에 있다. 쉽게 생각하자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물건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경제는 단순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곳이 아니다. 경제의 움직임에는 당연하게 사람들의 감정과 욕망이 작용하게 되어 있다. 쉽게 보면 이렇다. A라는 도시가 있다고 보자. A도시의 전체 주민의 수는 50만이다. 그 중 집을 보유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유효 수요층은 약 절반 정도이다. 집을 보유 할 수 있다는 내용은 실질 소득을 가지고 융자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면서도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하지만 융자 정책에 의해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 하게 되면 집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증가면서 집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집 구매층의 증가는 집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임대 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미 다수의 집을 보유하고 있거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집이나 부동산을 재 개발해서 새로운 구매 수요에서 수익을 보기 위해 개발 융자를 얻게 된다. 이와 함께 이미 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이와 같은 시장 가격 상승에 편승해서 새로운 융자를 얻어 새로 개발되는 부동산을 구입하고 이를 재 판매해서 시세 차익을 얻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추가 수요가 발생해서 부동산 가격은 더 상승하게 된다. 모두가 이와 같은 그림과 생각에서 부동산에 투자를 거침없이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시장 상황 판단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그렇게 계속 개발되는 부동산에 실제 살게 될 사람들의 숫자가 증가 했는가라는 점이다.
집의 가격은 계속 오르고, 그로 인해 사람들의 투자 역시 계속 늘고 있다.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부동산을 사겠다는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렇게 부동산을 사들이는 사람중에 실제 부동산에서 거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가 문제가 된다. 다시 말하자면 부동산의 가격 상승에는 인구 이동이나 인구 밀집으로 인한 가격 상승과 같이 실질 수요층의 증가가 뒷받침 되어야 함에 불구하고 2001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은 뚜렷한 인구 증가나 인구 이동의 원인 없이 급속하게 가격이 상승했다. 부동산 가격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가장 큰 이유가 현존하는 인구에 비해 토지는 부족한 자원이기 때문에 토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항상 있다는 이론이 근간이 되지만, 2001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개발의 붐은 어느 순간 거주를 위한 토지 개발이 아닌 투자를 위한 토지 개발로 변질되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이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기 위해 은행에서 빚을 얻어 집을 사들이는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간과 했던 사실은 은행의 이자가 언제까지 그렇게 낮을 수는 없고, 한 없이 만들어지는 집과 아파트와 건물들을 채울만큼 많은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을 생각하진 못했다.부동산 개발 수요의 증가에 따라 전세계 은행들은 더 큰 은행들에서 돈을 빌려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을 얻어 부동산 담보 채권을 묶어서 다른 은행에 팔아 추가 자금을 조달하는 상품이 등장하더니 이 상품들을 또 묵어서 또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는 상품도 나타났다. 2001년부터 전세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투자 전문가가 되었고, 이를 이용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각종 상품들이 심각한 조사와 계획 없이 만들어지고 거래 되었다. 모두가 갑자기 중산층이 되고, 백만 장자가 되고, 국제 금융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어디에서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이 만연했다.
하지만 결국 환상은 환상일 뿐이었다. 2006년을 기점으로 전세계 각급 중앙 은행들은 기준 이자률을 인상하기 시작했고, 빚으로 만들어진 부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은 갑자기 비용의 증가를 느끼기 시작했다. 개인이나 기업뿐만 아니라 모두가 자신들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면서 은행들도 서서히 비용이 부담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다른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돈을 빌려주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한것이다. 이런 현상은 은행의 규모가 작을수록 더 빠르게 찾아왔고, 결국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기업들도 비용을 감축하기 위해 감원을 시작했고, 이에 따라 융자금액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은행들이 부실 대출을 관리하기 시작하자, 시장에 매물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은행들과 금융 기관들의 부실로 이어졌다. 실제 가치와 실제 통화량보다 더 많이 발행된 각종 채권들의 가치 역시 폭락해버렸고, 이런 채권들을 사들이거나 판매한 회사들의 가치 역시 폭락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중산층의 꿈도, 벼락 부자의 환상도 그렇게 끝나 버렸다. 살아 남은 사람들은 시장에서 퇴출 시키기 너무 커서 정부를 협박하고 돈을 타 낼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경영학의 문제, 신 자유주의 시장 경제의 문제등을 지적하고, 금융권의 탐욕에 대해 말한다. 그들의 말과 설명에도 일리가 있고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잘 설명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우리도 몰랐는가 일 것이다. 이것을 둘러싸고 있는 우리들의 심리에 대해 한번 보도록 하자.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있어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심리적인 효과들을 보면 대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번째 효과는 확증 편양이다. 두번째는 집단 내부의 순응의 효과이며, 마지막으로 이해의 충돌이다. 확증 편양은 이미 몇개의 글을 통해서 많이 소개를 했던 행동 경제학과 사회 심리학적인 현상으로 우리가 어떤 상황에 대해 특정 의견을 가졌을 때 그 주변에 다른 현상들 간과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2001년부터 시작된 세계 부동산 경기 활황과 국제 금융을 둘러싸고 각국 정부의 정책 메이커와 규제 당국은 은행 시스템의 활성화가 앞으로의 새로운 경제 활동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 빠져 있었다. 이는 단순히 미국,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동북아 금융 허브 건설~~어디서 들어 본듯한 슬로건이다)를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외국의 돈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 돈을 가지고 집을 사고 소비에 활용하면서 자신들의 소득이 실제로 증가 했다는 환상에 빠져들었다. 이자만 지불하다가 이자만 부담하던 시기가 지나면 언제던지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면 새로운 수익이 생기는 형태에 모두가 취해갔다. 어느 누구도 이런 현상에 대해 문제를 삼지 않았고, 삼았다고 해도 어느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의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 믿기 싫었기 때문이다. 믿기 싫다는 감정은 믿지 않는다라는 감정으로 변하게 되고, 얼마뒤에는 들어도 듣지 못하고 읽어도 읽지 못하는 심리적인 상태로 변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을 악화 시킨 것이 순응 이었다. 순응은 집단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집단의 공통적인 의견에 개인이 반론을 제기하기 힘들게 되는 성향을 말하게 된다. 미국에서 사회 심리학의 기틀을 마련한 수없이 많은 실험으로 잘 알려진 솔로몬 애쉬의 실험을 통해 증명된 집단 내부의 순응의 효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욱 강력하다.당신이 어떤 실험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5명의 사람이 앉아서 특정 그림에서 다른 길이를 가진 선중 긴 것을 골라내는 시험을 하고 있다. 실험의 목적은 사람들이 시각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실험의 수준은 매우 낮아서 별 어려움 없이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여러분이 분명이 A라는 선이 B보다 길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 모두 B가 길다고 대답한다. 더욱이 그들은 당신보다 먼저 답변을 말했다. 이제 당신차례에서 당신은 뭐라고 말할 것인가? 이 실험과 유사한 실험을 진행했던 솔로몬 애쉬의 실험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대답을 내놓았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 순간에 틀린 대답을 하도록 지시 받은 연기자들이었지만 말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어떤 집단안에서 동의된 내용에 대해 반대를 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하물려 그런 사회적인 의견이 당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이 된다면? 아마 당신은 그런 의견에 적극적인 지지자가 됨과 동시에 그 의견을 통해 당신의 이익을 실현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것이 국제 금융 위기 이전에 우리 사회에서 우리들이 느꼈던 감정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부동산 광풍과 은행 융자의 물결에 대해 일말의 위험성과 위기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과 나도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다른 사람들도 다하는데 뭐 어때?”라는 생각이 이런 우리들의 위험 감지를 현저하게 낮추었을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다른 부분에서 국제 금융 위기를 재촉하기도 했는데 이는 조직내의 부정 부패와 도덕적인 해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 습관을 가지게 한 것이 그것이었다. 이는 다음번에 소개되는 이익의 충돌 현상과 결합하면서 더욱 무서운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되었다.
이익의 충돌의 집단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 또는 제 삼자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간에 있어서 경쟁 관계가 발생 했을 때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현상에서 발견된다. 당신이 은행가라고 생각해보자. 여러분의 임금은 고정금과 성과금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성과금이 고정금의 2배 가까이 된다. 여러분이 성과금을 많이 받는 방법은 융자를 많이 해주는 영업을 통해 이루어지며, 고객에게 융자를 해줄 것인지 아닌지는 여러분의 결정사항이 아니다. 여러분은 손님만 많이 모아오면 되고, 그 손님에게 융자를 해줄 것인지는 다른 사람이 결정한다. 그리고 당신이 누구를 데리고 오던지 담보만 있으면 (집을 사기로 한 계약서만 있다면) 위에서는 별 문제 없이 융자를 승인해준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이 융자를 받은 뒤에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당신에게 있을까? 만일 여러분이 진정 고객을 원하고 생각한다면 그럴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이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의 수익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우리들의 경향에 대해서 듀크 대학의 댄 에이얼리 교수는 많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우리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이익을 희생 시킬 수 있는지 설명한바 있다. 그리고 이런 개개인들의 결정이 모여서 창조 한 것이 2008년 국제 금융 위기였다. 많은 금융권에 있는 직원들은 손님이 집을 사는 것이나, 좋은 상품에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 보다 자신들의 수수료를 늘리고, 손님들에게서 이자를 받아내는 데만 관심을 가졌다. 직원들은 실적으로 압박하면서 고객의 이익보다 은행과 직원들의 이익을 앞세우도록 하는 문화가 만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집단의 수장과 집단 내부에 만연해 있는 도덕적인 해이에 대항 할 수 있는 개인은 거의 없게 된다. 집단 내부의 도덕적인 가치관의 부실이 결국 조직 전체의 개개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영국의 심리학자인 스튜어트 서덜랜드는 이미 1990년대에 이와 같은 조직 내부의 도덕적인 헤이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대해 경고한바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받아들인 회사나 조직은 없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