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인생이란 여행에서 헤매지 않도록 내가 남길 유산을 정하다.
인류의 역사는,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이어져 내려온다.
나 또한 나의 부모님으로부터 세상을 배웠고,
그들이 세웠던 가치 위에 새로운 나의 가치를 쌓아 올렸다.
네가 내게 온 이후,
내게도 그런 의무가 생겼다.
너에게 어떤 가치를 세워줄 것인가.
네가 평생을 살아가며 살을 붙여갈,
너의 마음속에 정신적 유산을 세길 의무.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부모는 자신의 결핍을 자식에게 투영시킨다.
그리하여 자신이 못한 것을 자식이 이뤄내길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한다고.
나 또한 딸의 교육에 대해 생각할 때,
나의 결핍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았다 하면 거짓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내게는 너무나 아쉬웠기에
내 자식에게는 경험하게 하기 싫은 결핍.
나에게 그런 결핍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내가 느끼는 결핍은 많지 않지만,
내게 내 인생이 바뀐 순간,
나의 가장 큰 충격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24년 8월 다녀온 바티칸 여행을 고른다.
내가 다녀온 첫 해외여행이자,
내 인생을 송두리 째 바꾼 그 경험으로
나는 학원 강사의 길을 정리하고 무역의 길로 들어섰다.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처음 넓은 세상을 목도한 그 순간에야 난 깨달았었다.
"아. 나는 우물 안 개구리조차도 못 되었구나.
난 어항 속 금붕어에 불과했구나.'
그래서 결정했다.
난 네게 내가 본 세상을 남기겠다.
나는 널 어항에 가두지 않겠다.
널 세상에 풀어놓고,
더 멀리,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하겠다.
그리하여 네게는 더 많은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와,
네가 이 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생기도록,
난 내가 본 가장 넓은 세상을,
너의 마음속에 간직할 나의 유산으로 남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