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0
엄마 여우.
큰 아들 여우.
찍고 보니...
닮았네.
닮았어.
여우는 영악하다 하던데.
여우는 똑똑하다 하던데.
생긴 건 여우들인데...
엄마여우는 아줌마이면서 소심 벌렁 여고생심장을 가졌고
아들여우는 벌써부터 인생이 어쩌고 저쩌고
속세를 떠나 살고프다며 깊고 깊은 산속에 뇌가 들어가 앉았네.
엄마여우는 억척도 필요하이. 다소 뻔뻔해질 필요도 있어. 제발 좀 당당해지세.
바뀐 미용사가 애들 머리를 삼돌이로 돌쇠로 잘라놔도 찍소리도 못하고
뒤돌아 나와서 이미 잘린 머리칼 맘에 안 들어 자꾸자꾸 쓰다듬으면 뭐 하나.
너는 아줌마.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전투력을 본받아 봄세.
자네. 큰아들 여우...
다른 이들 100점 받을 때 진심 담은 박수만 오~오~ 치지 말고...
자네도 자극받아 오기 좀 발동해 보시게나. 공부욕심은 단 1g도 없는 것인 겐가.
낼모레 시험이건만, 반나절동안 꼼짝 않고 TV 하고 독대하고 앉아계시더니
'이제 공부 좀 하려나...' 싶은 이 어미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다다다 힘껏 달려와 느닷없이 뜨개질을 가르쳐달라니 웬 개념 없는 말씀이신가.
초스피드로 광녀 변신하신 이 어미의 거침없는 질타에 억지로 맘 잡고 책상 앞에 앉은 것이 30분쯤.
그 사이... 지친 기색은 한 3시간쯤 논스톱으로 공부한 사람.
진정 자네는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야 하는 것이던가. 연기가 아주 일품이로세.
그렇게 TV만 내리 줄곧 시청해서는 너의 말대로 인생이 허무하다 끝날 것이네.
늦지 않았네. 정신을 차리시게. 저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어간 자네의 뇌를 다시 찾아오시게나.
시시때때로 바뀌는 자네의 그 화려한 꿈들을 향해서라도 어서어서 함께 정신 차려 달려가 봄 세나.
제발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