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꺼이 기쁨을 누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귀여움 수집가>_신지영, 가지출판사

by 피킨무무






귀여운 거라면 못 참는 아들 녀석이 방갓간을 그냥 못 지나치는 뽀로롱 참새가 되어 호기롭게 신간도서에서 끄집어든(아동도서가 아니라는 내 조언은 그대로 지하 10미터에 묻힘), 결국은 의도치 않게, 혹은 자연스레 내 차지가 된 사연이 깃든 작품이다.


소소한 일상 속 만연한 험한 것들 사이에서도 귀여움을 찾아 수집하겠다는 작가의 귀여운 욕망이 담긴 책으로 긍정력이 만랩! 기필코 세상을 귀여워하고 말리라! 역시 다정하고 귀여운 게 최고다, 크크.


자, 다시 한번 되뇌어 보자, 우리는 관대한 사람이노니 기꺼이 세상의 기쁨을 누리지 않을 이유가 없노라,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아멘샬롬.


"그러나 우습게도 바로 그 점이 내가 글을 계속 쓰는 원동력이다. 읽어주는 사람이 없어도 별 타격감이 없다. 내가 읽으면 되니까.(...) 글을 쓰고 만족하고 다른 이의 글을 읽고 절망하고 질투하고 내가 좀 더 나아지길 바라며 다시 글을 쓰고 만족하고... 그것이 나의 별 볼 일 없는 '읽고 쓰는 삶'이다.


남의 결과물엔 매정하고 내 결과물에만 관대하다거나 남의 결과물에만 관대하고 내 결과물에 매정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전자라면 발전이 없고, 후자라면 발전 속도는 빠르겠지만 마음이 힘들 테니까. 하지만 양쪽 모두에 관대하다면? 내 생각에 이 세상은 즐길 거리가 너무나도 많은 곳이다. 무엇을 봐도, 어떤 일을 해도 기꺼이 기쁨을 누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p.159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것은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