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전문 사냥꾼

<혼모노>_성해나, 창비

by 피킨무무







짧고 후루룩 읽혔으나 여운만은 오래가던 <두고 온 여름>의 성해나 작가의 단편집이다. 전작과는 대단히 상이한 분위기의 작품들이 수록되었는데

여전히 잘 읽힌다.


예술과 팬심에 매몰되어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나의 모습을 그린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철저한 이방인의 시선으로 묘사되는 태극기부대를 보여주는 <스무드>, 영화 보는 것처럼 생생한 진짜와 가짜 이야기 <혼모노>, 천재 건축가 김수근과 그가 디자인한 남영동 대공분실을 떠올리게 하는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 , 인간관계의 얄팍한 속성과 기저에 깔린 속물적 속성을 보여주는 <우호적 감정>, 욕망에 가리워져 진실을 보지 못하는 <잉태기>, 그리고 유행이 지난 시대에 끝까지 놓지 못한 메탈음악에 대한 고집과 혼란을 다룬 <메탈>까지 모두 엔딩으로 갈등이 해소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불편하고 찝찝하게 만듦으로 독자의 능동적 사고를 요구한다.


재미와 여운, 두 마리 토끼 전문 사냥꾼을 만나보고 싶다면 성해나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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