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_전삼혜, 문학동네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이 현실이 된 시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만든 제네시스라는 단체는 이 충돌을 일찌감치 예측하고 최첨단 무기 등을 이용하여 소행성의 크기를 깎아내고 궤도를 수정하려 한다. 그러나 결국 충돌을 피할 수 없음을 알게 되자 제네시스의 수장은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제네시스 본사로 소행성의 충돌지점을 설정하고 대부분의 근무자들에게는 이 사실을 비밀로 한다.
이제 세계의 멸망을 앞 둔 그대,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은 무엇인가. 간절함과 희망으로 서로를 살리고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노력했던 사람들의 사랑. 이런 걸 순애라 부를 수 있겠다. 어쩌면 세계의 멸망이라는 극한에 다다라야만, 이런 사랑을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신은 엿새 동안 세상을 만들고 하루를 쉬었다지. 나는 엿새를 쉰 후에야 겨우 하나의 거짓된 세계를 만들어. 그리고 그 이야기 안에서 나는 너를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거야. 안녕. 지워질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할게. 그리고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거야.
너는 나의 세계였으니, 나도 너에게 세계를 줄거야."p.34
"나의 형제자매들, 제네시스에서 거둔 첫 번째 아이들 집단은 평화를 사랑했다.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제네시스에 오기 전 우리 부모의 절반 정도가 납치나 살해 위협을 받았다. 싸움과 갈등이 그치지 않는 지구에서 과학자란 걸어 다니는 미래 자산이었다. 겨우 여덟뿐인데 싸우면 슬프잖아. 편을 가르면 안 되잖아. 그렇게 서로를 도닥이고 뭉쳤다. 두려움과 슬픔이 우리의 중력이었다. 둥글게 모여 공 모양으로 되고자 하는 작은 파편들처럼."p.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