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_이기호, 마음산책
분명 코미디인데, 어째 찡하다. 요런 특유의 겉바속촉 레시피는 이 작가님의 전매특허인 듯.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줄줄 나오는지, 문지르면 후딱 튕겨 나오는 요술램프 지니의 화수분버전인가요?
짧은 상황 속에 피식하게 만드는 유머가 있는데 그게 또 생각해 보면 좀 울적하기도 하다. 찰리 채플린이 인생이란 멀리서 롱샷으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는데 거기에 딱 들어맞지 않나 싶다. 디스 이즈 어 라이프. 인생 뭐 있나, 다 이렇게 산다.
""아니죠, 그러면 누굴 사랑하는 게 아니죠. 사랑이 어디 합의할 수 있는 거던가요?"
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두 눈을 감았다.
최 형사는 남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노트북 전원을 켰다. 봄이니까. 봄이니까. 최 형사는 혼잣말처럼 그렇게 중얼거렸다. 진짜 사랑은 그 사람이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법이니까."p.24<벚꽃 흩날리는 이유>
"그는 웃으면서 계속 비명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아아아아. 우리는 너나없이 고통 속에서 태어난 존재들이란다. 아아아아. 그는 비명을 지르며 아이에게 속엣말을 했다. 고통 다음에야 비로소 가족의 이름을 부여받는 거야. 아아아아. 그래서 가족이란 단어는 들으면 눈물부터 나오는 거란다."p.171<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