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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킨무무 Dec 26. 2023

공존이냐, 말살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제노사이드>_다카노 가즈아키





""살육 병기의 개발은 적을 얼마나 멀리, 보다 간단하게 대량의 희생자를 내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맨손으로 때려죽이는 것보다는 날붙이를, 그리고 총기류를, 포탄을, 폭격기를, 결국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이런 식으로. 거기다 미국의 경우 이건 나라를 지키는 기간산업 중에 하나가 되었어. 그래서 전쟁이 사라지지 않는 거야.""p.255


"인간에게 선한 측면이 있다는 것도 부정하지는 않네. 하지만 선행이라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위배되는 행위이기에 미덕이라고 하는 걸세. 그것이 생물학적으로 당연한 행동이라면 칭찬받을 일도 아니지 않은가. 국가의 선은 다른 국민을 죽이지 않는 행위로밖에 드러나기 어렵지만, 그것조차 불가능한 것이 지금의 인간이야."p.475


현생인류는 과거 공존했던 네안데르탈인을 몰살시키고 살아남은 전력이 있다. 만약 현재에 우리를 뛰어넘어 진화한 초인류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공존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를 말살할 것인가?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13 계단>의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으로 전작에 비해 스케일이 무지막지하게 커졌으며 인간, 특히 권력자와 강대국에 대한 비판의식이 전반적으로 깔려있다. 인간의 추악한 욕망으로 발발하는 전쟁과 자칭 지구보안관으로서의 미국의 음모를 베이스로 하여 sf에 가까운 신기한 미스터리를 만들어냈다.


20만 년이 지나도 서로에 대한 두려움으로 전쟁을 멈출 수 없는 우리 인류에 대한 회의와 함께 광활한 우주의 진화 과정 속에서는 인간 역시 한낱 미물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은 최근 읽은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읽히는 메시지인 듯하다. 만약 실제로 인류를 뛰어넘는 진화체가 존재한다면 이제는 그만 지구를 넘겨도 좋지 아니한가? 현실은 그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 말살해 왔던 주체에서 말살당하는 대상이 될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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