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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다시 처음으로
<계절 산문>_박준
by
피킨무무
Dec 29. 2023
"시작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지만
그 보다
먼저 나에게 익숙했던 시간과 공간을
얼마쯤 비우고 내어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p.15
"저녁은 오지 않을 듯 머뭇거리며 오는 것이지만, 결국 분명하게 와서 머물다가 금세 뒷모습을 보이며 떠나갑니다. 물론 저녁이
아니더라도 오고 가는 세상의 많은 것들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p.17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자격은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만 가질 수 있으니까요. 빛과 비와 바람만이 풀잎이나 꽃잎을 마르게 하거나 상처를 낼 수 있지요. 빛과 비와 바람만이 한 그루의 나무를 자라게 하는 것이니까."p.133
"분명한 것은 짧은 교류든 평생에 걸친 반려든 우주의 시간을 생각하면 모두 한철이라는 것이고, 다행인 것은 이 한철 동안 우리는 서로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잘도 담아둔다는 것입니다. 기억이든 기록이든."p.141
"잘 가라는 배웅처럼 한결같이 손을 흔드는 기억들. 하지만 얼마쯤 지나 돌아보면 다시 오라는 손짓처럼 보일 것입니다. 사계절을 지나며, 박준"
정갈한 시인의 글을 읽으며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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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킨무무
논픽션보다 픽션을 선호하는 문학편식가. 뭐라도 써야, 뭐라도 된다. 그래서 쓴다. 하지만 역시, 그 무엇도 되지 않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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